전국 의과대학장들이 정한 유급 시한인 30일이 도래하면서,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됐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유급을 앞둔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며, 24·25·26학번이 수업을 동시에 들어야 하는 '트리플링'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의대교육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조율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의대협은 오는 5월 1일 또는 2일 만남을 제안했으나, 교육부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 최종 유급 시한인 30일 이후에 만남을 갖는 것은 학생들에게 학사 유연화 등의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5058명에서 3058명으로 줄이고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촉구했으나, 발표 이후 돌아온 의대생 수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은 교육부가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환원하기 이전 수준과 유사한 26%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반수가 넘는 의과대학생들이 유급 처리를 받게 될 위기 속에서, 교육부는 지난해와 같은 학사 유연화 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30일을 기준으로 수업에 미참여한 의대생을 유급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대학마다 유급 예정 통보와 처리 방식, 시기 등은 조금씩 다르다.
이에 지방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현 사태가 너무 안타깝고 의료계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개강 후 학기 초에는 학생들이 돌아오는 분위기가 형성돼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학사 운영이 정상 운영되는 듯 했다"며 "하지만 의사 커뮤니티에서 공격 당하는 등 일련의 사례를 겪고 현재는 대다수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의과대학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소식이 언론 및 의사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자, 학생들이 수업 참여에 거부감을 느껴 출석률이 다시 저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약 70%가 복귀를 거부하면서 결국 지난해와 같이 올해 역시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해져, 내년 의과대학에서는 총 3개 학년을 동시에 강의해야 하는 '트리플링'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다시 말하면 대규모 유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내년 의대 예과 1학년은 24·25·26 세 개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적 교육 여건을 고려해 1만명이 넘어서는 학생들을 동시에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의과대학은 각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동아대는 24·25·26학번이 트리플링될 경우 26학번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도록 학칙을 변경하기로 했다. 다른 의대도 세 학번을 분리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 의대는 트리플링을 막고 의대생 복귀 독려를 위해 의대 학장단과 학생, 학부모와 함께 화상 회의를 열어 30일 전까지 의대생이 최대한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는 일부 의대의 요청을 받아 의대 결원을 100% 편입학으로 충원할 수 있게 하는 관련 요건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2개 학번을 동시에 수업해야 하는 더블링 사태 당시에도 정상적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3개 학번 동시 수업이 말이 되느냐"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도 정상적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의과대학 수업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리플링 수업이나 편입학 충원 등 현재 얘기가 나오는 모든 방법은 필수적으로 의료 질 저하를 야기할 것"이라며 "수십년 동안 힘들게 쌓아올린 세계적 K의료의 위상이 무너질 것을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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