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오피니언
  • 의료판례칼럼

의료기기 즉시진입 속도-책임 딜레마

임원택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발행날짜: 2026-02-02 08:41:11 업데이트: 2026-02-02 11:20:57

임원택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1월 26일부터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이번 제도는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DTx) 등 혁신 기술의 임상 도입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영의 이면에는 감당해야 할 책임과 과제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에, 제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요구됩니다.

‘골든타임’을 잡는 혁신, 환자 선택권 확대로

이번 제도의 골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 중,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의 진단·치료를 돕거나 대체 기술이 없는 분야의 혁신 기술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를 3년간 유예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그간 식약처의 허가부터 신의료기술평가, 보험 등재까지 최대 490일이 걸려 기술의 생명주기가 짧은 디지털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치명적이었던 걸림돌을 개선한 조치입니다. 이제 이 기간이 80일로 단축됨으로써, 의료진은 최신 기술을 골든타임 내에 환자에게 적용하고,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넓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3년간의 기간 동안 축적될 실제 임상 데이터(RWD)는 향후 해당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정식 급여 등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큽니다.

사후 관리 책임과 비급여의 문턱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현장에서 신기술을 사용하는 의료인의 책임 문제입니다. 사전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생략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임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나 유효성 논란에 대한 전문적 판단과 대응은 온전히 현장의 몫이 됩니다. 식약처가 임상 문헌 등을 포함한 강화된 심사를 거친다고는 하나, 실제 임상 현장의 복잡다단한 변수까지 모두 통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기존의 치료법과 신기술 사이에서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비급여로 시행되어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기술의 임상적 가치, 대체 가능한 기존 치료법, 비용 대비 기대 효과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환자와의 사이에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초기 3년간 비급여로 운영된다는 점 역시 환자에게는 경제적 부담으로, 의료기관에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줍니다. 자칫 의료 현장이 기술의 임상적 가치를 검증하는 장이 아닌,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초기 3년 동안의 비급여 수가는 향후 급여 등재 시 ‘경제성 평가’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지나치게 높은 수가는 단기적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 영향력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여 기술의 사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적정 수준의 수가를 유지하는 것은 기술의 시장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제언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보완책이 필수적입니다.

첫째, 정부는 비급여 사용 기간 중이라도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기술에 대해서는 ‘직권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즉각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실시해야 합니다.

둘째, 의료계 역시 신기술의 단순한 사용자를 넘어, 그 가치를 검증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양질의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당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노력이 병행될 때,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혁신은 속도만큼이나 방향이 중요합니다. 이번 제도가 의료 산업 활성화라는 경제적 논리를 넘어, 환자의 안전과 치료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냉철한 비판과 적극적인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