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항암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또다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장에 서게 될까.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표준치료(Standard of Care, SoC)로 떠오르고 있는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두고서 한국MSD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4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계열 항암제 파드셉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해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급여 적정성 인정은 글로벌 3상 임상인 'EV-302'에서 보여준 데이터가 바탕이 됐다. 기존 백금 기반 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53% 줄이며 전체생존기간(OS)을 두 배 가까이 연장시킨 결과가 국내 전문가와 급여 당국을 움직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요로상피암 2차 치료로 활용되는 파드셉 단독요법에 대한 급여논의는 제외됐다.
사실상 키트루다와 함께 쓰이는 1차 치료 병용요법에 급여 논의를 집중하겠다는 아스텔라스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문제는 MSD의 입장이다. 약평위를 통과한 상황에서 보험당국은 MSD 측에 키트루다에 대한 약가 협상 명령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MSD로서는 타사 약제의 급여 추진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자사 주력 품목의 약가를 깎아야 하는 비자발적 협상 국면에 진입하게 된 셈이다.
MSD를 압박하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의학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dMMR/MSI-H 위암' 환자군에서의 급여 확대 가능성까지 인정받으면서, MSD는 현재 2개 적응증에 대한 약가협상을 동시에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즉 MSD 입장에서는 타사와 의학회의 요구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 비자발적인 약가협상을 벌여야 할 처지가 됐다.
제약업계에서는 MSD가 처한 현 상황을 '진퇴양난'으로 요약한다. MSD는 이미 지난해 말 11개 암종에 대한 일괄 급여 확대를 진행하며 상당한 약가 인하를 감수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MSD 입장에서는 이미 급여를 대폭 넓혀놓아 당장 급할 게 없는 상황인데, 외부 신청으로 인해 또다시 약가 인하 압박을 받으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셈"이라고 귀띔했다.
만약 MSD가 정부의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경우 파드셉만 급여가 적용되고 키트루다는 '100대 100(본인부담률 100%)'으로 남는 '반쪽짜리 급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급여가 된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은 3주마다 약 600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선다. 급여 소식에 기대를 걸었던 환자들에게는 '희망고문'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요로상피암 2차 치료로 활용되는 파드셉 단독요법의 급여 적용도 사실상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는 점도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참고로 현재 요로상피암 치료 현장에서는 1차 화학요법 이후 '바벤시오(아벨루맙) 유지요법'이 SoC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바벤시오 유지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의 경우, 파드셉 단독요법이 거의 유일한 효과적인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급여 논의는 사실상 미뤄진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타의'에 의해 약가협상장에 앉게 된 MSD의 전략적 판단이 향후 요로상피암 및 위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결정지을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등재 될 시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두 약물 모두 급여가 됐다고 알고 올 것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만 적용된다면 실제 결제 금액이 수백만 원이 될 수 있어 항의가 빗발칠 것"이라며 "결국 MSD 입장에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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