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세계 심장 판막 시장을 오랜 기간 주도해온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시스가 '원조' 타이틀을 활용한 본질적 경쟁력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메드트로닉과 애보트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맹렬한 추격전으로 과거와 같은 압도적 지배력이 희석되자 장기 내구성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도권 재확보에 나선 것.

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시스가 차세대 심장 판막 레실리아(RESILIA)에 대한 장기 추적 임상 'COMMENCE'의 10년 중간 결과를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데이터는 생체판막의 가장 큰 한계로 꼽혀온 구조적 판막 열화(SVD, Structural Valve Deterioration)를 장기적으로 평가한 최초 데이터로서 레실리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실리아는 에드워즈가 개발한 차세대 생체조직 판막 기술로 생체판막의 수명을 좌우하는 석회화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 기기다.
기존의 생체판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에 칼슘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판막이 딱딱해지거나 잘 열리고 닫히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구조적 판막 열화로 이어지면 결국 재수술이나 재시술이 필요해진다.
레실리아는 조직 처리 과정에서 칼슘과 결합할 수 있는 잔류 알데히드기를 차단하고, 조직 보존 방식을 개선해 석회화 가능성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또한 기존 생체판막과 달리 건식 보관이 가능하고 별도 헹굼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도 수술실 워크플로우 측면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이는 단순히 판막 하나의 소재를 바꾼 것이 아니다. 에드워즈 입장에서는 외과용 대동맥판막, 승모판막, 판막도관, 경피적 판막까지 확장 가능한 조직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핵심 데이터는 커멘스(COMMENCE) 연구의 10년 추적 결과다.
결과를 살펴보면 10년 시점에서 레실리아 조직이 적용된 사피엔3를 이식받은 환자들은 구조적 판막 열화가 일어나지 않은 비율이 97.9%를 기록했다.
구조적 판막 열화로 인한 재수술 없이 유지된 비율도 97.8%였다. 비구조적 판막 기능 이상 가운데 판막 주위 누출(PVL, Paravalvular Leak)을 제외한 기능 이상 없이 유지된 비율도 98.6%나 됐다.
혈역학적 성능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시간이 지나도 평균 압력 구배와 유효 구멍 면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은 판막이 장기간 기능적으로도 큰 저하 없이 작동했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생체판막을 공격하는 가장 큰 지적이 바로 '얼마나 오래 가느냐' 였기 때문이다.
생체판막과 대비되는 기계판막은 내구성은 좋지만 평생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는 부담이 있다. 반면 생체판막은 항응고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장기 내구성에서 한계가 있었다.
특히 기대수명이 긴 환자나 젊은 환자에서는 판막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가 치료 선택의 핵심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 장기 내구성 문제는 늘 한계로 꼽혀왔다.
이번 10년 데이터는 에드워즈가 이 질문에 수치로 답한 결과다. 단기 성능이나 시술 편의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판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장에 명확한 반박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만큼 에드워즈가 이 시점에 이러한 장기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전략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심장 판막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과거에는 고위험 또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를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이제는 중위험군과 저위험군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며 적용 환자층이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환자 연령이 낮아질수록 판막 내구성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는 점이다. 고령 고위험 환자에서는 5년 내외의 성능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60대 또는 그보다 젊은 환자에서는 10년, 15년 이후 재치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판막 시장의 안전성 기준이 얼마나 안전하게 넣을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즈가 레실리아 10년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바로 이 흐름을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TAVR 시장이 젊은 환자군으로 내려갈수록 장기 내구성 데이터는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니라 시장 경쟁의 핵심 무기가 되는 이유다.
TAVI 시장의 경쟁 격화도 에드워즈의 조바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세계 최초 TAVI 시스템이라는 타이틀로 오랜 기간 시장을 지배했지만 글로벌 대기업들의 잇따른 추격으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드트로닉은 에볼루트(Evolut) 시리즈를 중심으로 자가확장형 TAVR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에볼루트는 해부학적 적응성이 넓고 작은 혈관이나 다양한 판막 구조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에볼루트 FX+ 등 후속 제품을 통해 시술 편의성과 전달 시스템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애보트는 대동맥판막보다는 미트라클립(MitraClip), 트라이클립(TriClip), 앰플래처 아뮬렛(Amplatzer Amulet) 등을 중심으로 구조적 심장질환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즉 에드워즈와 메드트로닉이 대동맥판막을 중심으로 정면 경쟁한다면, 애보트는 승모판·삼첨판막·폐색 치료를 묶어 구조적 심장질환 전반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이 구도에서 레실리아의 의미는 더 분명해진다. 메드트로닉이 시술 확장성과 플랫폼 폭을 강조한다면, 에드워즈는 원조라는 타이틀을 강조하는 장기 데이터로 본질적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 경쟁의 축을 다시 내구성으로 돌려놓으려는 전략이다.
레실리아가 중요한 이유는 특정 판막 제품 하나에만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드워즈는 레실리아 조직을 인스피리스 레실리아(INSPIRIS RESILIA) 대동맥판막, 미트리스 레실리아(MITRIS RESILIA) 승모판막, 코넥트 레실리아(KONECT RESILIA) 대동맥 판막도관, 사피엔 3 울트라 레실리아(SAPIEN 3 Ultra RESILIA) 등으로 확장해 왔다. 즉 외과용 판막과 경피적 판막을 잇는 공통 조직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환자 생애주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판막 질환은 한 번의 치료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첫 수술 이후 재수술이나 판막 안 판막 시술이 필요할 수 있고, 환자 나이와 해부학적 조건에 따라 외과 수술과 경피 시술을 순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에드워즈가 레실리아를 여러 제품군에 적용하는 것은 단순히 소재를 통일하는 차원을 넘어, 환자 생애주기 전반에서 자사 판막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스피리스 레실리아는 향후 판막 안 판막 시술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로 차별성을 자고 있다. 미트리스 레실리아는 승모판 위치에 맞춘 구조와 레실리아 조직을 결합한 제품이다.
에드워즈가 장기 내구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개별 판막의 성능뿐 아니라 전체 판막 포트폴리오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 버나드 조비기안(Bernard Zovighian) CEO는 "심장 판막의 선택 기준은 결국 지속적인 근거를 통해 내구성을 증명하는 과정에 있다"며 "평생 관리를 염두에 둔 에드워즈의 노력이 이러한 장기 데이터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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