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 분야가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애보트와 덱스콤 등 웨어러블 센서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는 시장에 장기 모니터링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또 다른 경쟁축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글루코트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장기 이식형 연속혈당측정 시스템 CBGM(Continuous Blood Glucose Monitor)에 대한 임상시험 의료기기 면제(IDE)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IDE가 승인되면 곧바로 미국 환자에게 시스템이 적용된다.
글루코트랙의 CBGM은 장기 이식형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목표 사용 기간이 3년에 달한다. 현재 상용 CGM의 교체 주기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범주의 제품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와 덱스콤(Dexcom)의 G7 등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웨어러블 CGM은 수일에서 수주 단위로 센서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구동 방식도 차이가 있다. 현재 웨어러블 CGM은 피부 아래 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를 측정한다.
반면 글루코트랙은 혈액 기반 측정을 유지하기 위해 센서를 혈관 내에 이식해 장기간 사용하는 구조를 택했다.
간질액 기반 CGM이 실제 혈당 변화와 일정한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설계다. 웨어러블 CGM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틈새를 노린 셈이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외부 착용 장치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글루코트랙은 이 제품이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없이 장기간, 실시간 혈액 기반 정확도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센서가 떨어지거나, 피부 자극 등의 부작용, 팔 등에 장치가 노출되는 기존 CGM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접근이다.
글루코트랙이 지금 장기 이식형 CBGM을 들고 나온 배경에는 CGM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있다.
CGM은 당뇨병 관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기기 시장 중 하나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제1형·제2형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비인슐린 제2형 당뇨병, 비만 관리, 대사 건강 관리 영역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CGM 시장은 2025년 133억8000만 달러 규모에서 2033년 414억1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 성장은 곧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애보트와 덱스콤은 이미 CGM 시장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조사 결과 2025년 출하량 기준 애보트가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덱스콤이 35.1%, 메드트로닉이 6.88%로 나머지를 양분하고 있다. 상위 3개사가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시장에서 후발 기업이 단순히 또 하나의 웨어러블 CGM을 들고 시장에 들어서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유통망, 보험, 의사·환자 인지도, 스마트폰 앱, 인슐린펌프 연동 생태계에서 선두 기업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루코트랙의 전략은 이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다른 시장을 만드는 데 가깝다. 붙이는 센서 교체 경쟁이 아니라, 장기 이식형·혈액 기반·무착용 CGM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시장이 무주공산인 것은 아니다. 이 분야에도 이미 먼저 진입한 경쟁자들이 있다. 바로 센소닉스와 에버센스다.
센소닉스는 이미 2024년 FDA 승인을 받으며 이식형 CGM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으며 에버센스는 2025년 승인을 받았다. 둘다 사용 기간은 1년이다.
반면 글루코트랙은 혈관 내 이식형이라는 점이 다르다. 센소닉스가 피하조직 기반의 장기 이식형 CGM이라면 글루코트랙은 혈액 기반 장기 이식형 CBGM을 지향한다. 혈액 기반의 정확성과 3년 장기 사용이라는 차별성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이 차이는 시장 포지셔닝에도 영향을 준다. 센소닉스는 기존 CGM의 교체 주기와 피부 자극이라는 두가지 불편함을 해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반면 글루코트랙은 측정 위치 자체를 간질액에서 혈액으로 바꾸고 외부 착용성을 없애겠다는 더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기술 난이도도 그만큼 높다. 혈관 내 장기 이식은 센서 안정성, 혈전 가능성, 생체적합성, 삽입·제거 절차, 장기 신호 안정성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센소닉스가 이미 FDA 승인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루코트랙은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한 상태라는 점도 한계 중 하나다.
가장 큰 과제는 장기 안전성이다. 혈관 내 장기 이식 기기는 피부 부착형 센서와 전혀 다른 규제·임상 리스크를 가진다.
센서가 혈관 내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혈전이나 감염 위험은 없는지, 삽입과 제거 절차가 얼마나 안전한지, 센서 신호가 3년 동안 유지되는지를 계속해서 입증해 가야 한다는 의미다.
글루코트랙 폴 V 구드(Paul V. Goode) CEO는 "외부 장치를 완전히 없애고 3년간 혈당을 혈액 기반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혁신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잦은 센서 교체로 인한 불편함과 운동, 수면시의 이물감을 해소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확한 혈당을 측정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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