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폐고혈압 시장에 카테터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고혈압 치료 분야에서 신장 신경차단술(RDN) 시장을 개척해 온 메드트로닉과 보스톤사이언티픽 등 대기업들이 전략적 투자를 감행하며 새로운 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25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풀노보 메디칼(Pulnovo Medical)이 헨리포드병원에서 폐동맥 신경차단술을 통해 환자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풀노보가 개발한 폐동맥 신경차단술은 카테터를 폐동맥 내부로 넣은 뒤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폐혈관 주변의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폐혈관 수축과 재형성, 심폐기능 악화가 일어나 폐고혈압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이를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폐고혈압 치료는 질환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혈관확장제와 심부전 치료제 등 약물치료가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약제를 벗어나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 경로 자체를 카테터 시술로 조절하는 반영구적 치료법이 대두된 셈이다.
폐동맥 신경차단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배경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이 이 분야에 대대적 투자를 감행하며 새로운 전장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 가능성에 가장 선제적으로 베팅한 곳은 바로 메드트로닉이다. 메드트로닉은 플노보가 지난 4월 총 1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할때 이를 전격적으로 주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베팅이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 계약에 앞서 메드트로닉과 풀노보는 제품의 상업화와 유통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독점권이나 인수옵션 등은 비공개 상태로 남아있지만 메드트로닉이 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메드트로닉이 풀노보에 거액을 베팅한 배경에는 이미 성공적으로 기반을 마련한 신장 신경차단술이 자리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신장동맥 주변 교감신경을 고주파로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심플리시티 스파이럴(Symplicity Spyral) 신장 신경차단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제품은 2023년 FDA 승인을 확보하면서 미국 고혈압 치료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왔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적응증과 보험급여를 확대하면서 약물치료 중심이던 고혈압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결국 메드트로닉 입장에서 보면 이미 신장 신경차단술로 검증된 시장을 폐동맥으로 확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풀노보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기술이 풀노보의 독자적인 영역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 영역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다.
보스톤사이언티픽 역시 폐동맥 신경차단술 기술을 보유한 소니비에(SoniVie)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이미 관련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폐동맥 신경차단술 시장이 스타트업들의 기술 경쟁을 넘어 글로벌 의료기기 공룡들의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A기업 임원은 "결국 글로벌 메드텍들이 바라보는 시장은 대동소이하다"며 "메드트로닉과 보스톤사이언티픽이 심혈관 분야에서 피 터지는 전쟁을 하듯 결국 어느 분야에서건 마주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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