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 사상 최초로 수련병원과 전공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부당한 임금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집단적 노사관계의 포문을 열었다.
31일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일산백병원에서 백중앙의료원과 2026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전공의노조 유청준 위원장, 박수민 일산백병원 지부장 등을 비롯해 백중앙의료원 서진수 의료원장, 양재욱 부산백병원 원장, 최원주 일산백병원 원장 등 양측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번 교섭은 지난 3월 병원 측이 일방적인 임금체계 변경과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한 것에 대해 전공의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노조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8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으며, 8월에는 유청준 위원장이 직접 서진수 의료원장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치열한 협상을 이어왔다.
총 9개 조로 이뤄진 임금협약에는 보전수당, 야간당직수당, 근속수당 신설과 면책합의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전수당을 통해 임금체계가 변경돼도 기존보다 임금이 하락하지 않도록 방지했으며, 근속수당과 야간당직수당을 신설해 전체적인 임금 인상을 도모했다.
또한 과거 통상임금 미산정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과 계약서 작성 강요 등으로 발생한 법적 귀책 사유에 대해 면책합의금을 지급받기로 했다. 명칭이 부적절하고 기준이 불분명했던 성과급 역시 노조의 의견을 반영해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전공의노조는 지난 28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주말 동안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80.06%의 투표율과 93.49%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최종 임금협약 체결에 이르렀다. 노사는 향후 임금 외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교섭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임금체계를 변경하고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변경을 강요할 때 부당한 처우에 노동조합을 통해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실제 백병원 전공의들이 노동조합에 대대적으로 가입하면서 노조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수련병원이 전국에 상당히 많이 확인된다"며 "모든 전공의가 노조에 가입해 부당한 임금이나 처우에 대해 집단적 노사관계를 통해 당당하게 대응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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