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글로벌 의료영상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축이 개별 알고리즘 성능 중심에서 통합 플랫폼 기반 워크플로우 연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병원 시스템에 검증된 전문 AI를 모듈형으로 결합하는 방식이 부상하면서, 관련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규모 외래 영상센터 네트워크인 사이먼메드가 최근 AI 기반 폐암 진단 기업 옵텔럼과 파트너십을 체결, 폐결절 위험도 평가 기능을 도입했다.

주목할 점은 시스템의 전면 교체가 아닌 모듈형 워크플로우 연동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사이먼메드는 이미 인퍼비전의 AI를 활용해 폐결절을 검출해 왔으며, 여기에 옵텔럼의 폐암 예측 시스템을 추가로 연결했다. 기존의 폐결절 검출 단계는 그대로 유지한 채 뒤단에 악성 위험도 평가 기능을 더한 형태다.
국내 산업계에선 이런 기조가 최근 의료 AI 시장이 단일 솔루션 중심에서 플랫폼 및 임상 경로 통합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형병원이나 영상센터는 이미 구축된 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및 기존 AI 솔루션을 교체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딥씨, 카플, 블랙포드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통합 관리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수백 개의 전문 AI를 단일 환경에서 선택 및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특정 병변을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를 넘어, 여러 AI가 기존 진료 흐름에 얼마나 원활하게 연결해 환자 관리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
이렇게 병원이 폐쇄형 패키지를 일괄 도입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선택해 조합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FDA 허가와 다기관 운영 경험을 갖춘 국산 AI가 글로벌 유통망에 침투할 접점이 늘어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단일 제품 판매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동 자체가 현지 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률을 높이는 유통 경로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모듈형 플랫폼 생태계를 발판 삼아 미국 시장 침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루닛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및 플랫폼과의 연동을 핵심 진출 전략으로 삼고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루닛은 자체 AI 솔루션을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등 글로벌 영상 장비 기업들의 시스템 워크플로우에 모듈 형태로 탑재해 유통망을 넓혀왔다.
나아가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인수로 미국 내 2000여 개 의료기관에 기구축된 인프라에 루닛 AI를 연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 시장 침투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뇌졸중 전문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는 워크플로우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전략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 진단 관련 솔루션의 FDA 인허가를 잇달아 획득한 뒤, 이를 단일 환경에서 구동하는 통합 플랫폼 형태로 현지 공급을 추진 중이다. 병원들이 겪는 시스템 연동 부담을 줄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부터 자기공명영상(MRI)까지 포괄하는 진단 모듈을 기존 워크플로우에 결합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코어라인소프트 역시 옵텔럼과 협력을 맺고, 자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폐결절 검출 소프트웨어를 옵텔럼의 플랫폼인 렁OS에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구축이나 검출 기능이 필요한 현지 병원에 코어라인소프트의 검출 기술(CADe)을 공급, 옵텔럼의 위험도 평가(CADx) 및 환자 관리 기능과 연동돼 진료 흐름을 완결하는 식이다. 단일 솔루션 판매를 넘어 플랫폼 생태계를 활용해 현지 유통 접점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폐암 AI 시장은 한 회사의 단일 제품으로 모든 기능을 제공하기보다, 병원이 이미 사용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각 영역의 전문 기술을 하나의 워크플로우 안에서 조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시스템이 구축된 곳은 위험도 평가 기능을 더하고, 신규 환경에서는 자사와 같은 검출 솔루션이 연결될 기회가 생기는 구조"라며 "의료 AI 경쟁이 알고리즘 단품에서 플랫폼과 임상 경로 통합으로 진화하는 상황이다. FDA 허가 기술과 실제 검진 워크플로우 운영 경험을 확보한 기업에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결은 새로운 시장 진입 경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