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정부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60곳까지 확대한다는 기존 방향을 유지하되, 단순한 양적 팽창은 경계하기로 했다. 센터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한정된 의료 인력과 역량이 분산돼, 정작 중요한 중증응급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역별 수요와 실제 진료 역량을 따져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지정 이후에는 기존 연간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실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송영진 보건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응급의료과장은 최근 복지부 출입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와 평가체계 개편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올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재지정에 총 80개 의료기관이 신청해 53곳이 선정됐다. 센터 개소는 기존보다 늘었지만 당초 제시했던 목표에는 못 미쳤다.
단계적 접근 방침을 세운 배경에는 지역별 신청 편차리가 있다. 송 과장은 "수도권에서는 신청 병원이 몰린 반면, 정작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본 비수도권의 참여는 저조했다"며 지역별 편차를 언급했다.
단순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를 계속 늘리는 것이 중증응급의료 대응력 강화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실제 이번 지정 과정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분산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왔다.
송 과장은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늘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너무 확대되는 부분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청 기관이 실제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해당 지역에 추가 지정이 필요한지도 함께 봐야 하는 만큼 단계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정 이후 질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향이다. 현재도 매년 응급의료기관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앞으로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실시하고 누적 결과를 차기 재지정에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송 과장은 "연 단위 평가와 재지정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하자는 방향으로 실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신규·재지정 기관이 과연 권역센터나 지역센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1년 단위로 평가하고, 누적된 평가 결과를 다음 재지정 때 연계하는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재지정 과정에서 지역 내 대체 기관이 마땅치 않아 선택의 폭이 제한된 경우도 있었다며, 센터 확충과 함께 평가를 통한 질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여부가 상급종합병원 평가와 연계되다 보니, 재지정에서 탈락한 병원들의 불만도 감지된다. 기존에 센터를 운영했던 일부 병원에서 재정적 부담과 상급종합병원 평가상 불이익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복지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재지정 결과를 다시 뒤집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과장은 "병원 입장에서 충분히 아쉬워할 만한 상황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임의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진료 실적과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여서 탈락한 병원을 다시 지정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기존에 역할을 해온 병원들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은 공정성과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과장은 의료기관 관련 제도를 서로 연계하는 정책 방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응급·외상 분야 외 다른 영역이 추가로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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