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저 요즘 너무 잘 먹어요"
"어제 저녁은 수술 전처럼 먹었어요"
"글쎄, 김밥 한 줄을 다 먹었다니까요?"
외래 진료실에서 위소매절제술을 받으신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종종 걱정 어린 얼굴로 이런 이야기를 건네시곤 합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수직으로 절제하여 늘어나지 못하게 하는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입니다. 수술 전 평균 위 용적의 80% 이상을 감소시키죠. 실제 수술 후 3개월까지는 한 끼에 드실 수 있는 양이 작은 종이컵 하나 분량(150~200cc)에 불과하고, 시간이 서서히 지나더라도 한 끼에 400~500cc 정도가 최대치입니다.
이해를 돕자면, 하루 세끼를 정성스럽게 챙겨 드신다 해도 세끼를 다 합쳐 1,000kcal를 넘기기조차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런 신체적 변화 배경을 고려하면, 수술 후 "잘 먹었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의 식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분들이 느껴서 말씀하시는 "너무 잘 들어간다", "잘 먹는다"라는 표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요? 면밀히 여쭤보면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설명됩니다.
첫째, '잘' 먹는 것이 아니라 '자주' 먹는 것입니다.
위소매절제술의 특성상 음식이 위를 통과하여 소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매우 짧아집니다. 자연스럽게 돌아서면 금방 배가 고픈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한 번에 먹은 양 자체가 워낙 적다 보니 심리적 허기까지 더해집니다. 결국 한 번에 많이 드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주 손을 대다 보니 결과적으로 많이 먹었다고 느끼시는 것입니다.
둘째, '식사 시간'이 길어진 것입니다.
"아침이나 점심은 잘 안 들어가는데, 이상하게 저녁은 꽤 많이 들어가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위의 용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저녁 시간에 여유를 두고 천천히 드셨기 때문입니다. 음식물 비워짐과 동시에 천천히 음식을 채워 넣으니, 드신 총량이 늘어난 것이죠.
비만 치료의 시작과 끝, '정성스러운 식사'
속상하게도 체중 감량과 감량된 체중의 지속적인 유지는 결국 '총 칼로리 섭취량'에 달려 있습니다.
위소매절제술 후 올바른 식사 관리를 위해서는 '잘 먹는 것(자주 먹거나 길게 먹는 것)'과 '올바르게 먹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비만 치료의 시작과 끝은 다름 아닌 정성스러운 식사입니다.
여기서 정성스러운 식사란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는 뜻이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에 양질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 '하루 세끼의 규칙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주전부리로 자주 허기를 달래거나 긴 저녁 식사로 칼로리를 채우기보다, 정해진 시간에 정갈하게 차려진 하루 세끼를 통해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습관. 이것이 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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