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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승계 투트랙…부동산은 법인, 병원은 자녀에

하이엔드택스 유지현 세무사
발행날짜: 2026-10-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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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법인을 활용한 생전 승계 전략과 자녀 진로별 시나리오

이전 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6년 세제개편안으로 병·의원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2027년 7월 1일 이후 상속분 적용) 30년 개원한 원장님의 병원 자산 60억 원은 상속세 없이 넘어가던 구조가 사라지고, 같은 재산에 27억 원 안팎의 상속세가 붙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남은 선택지는 '상속 시점에서의 공제'가 아니라 '피상속인인 원장님 생전의 구조 설계'이고, '구조설계'의 핵심은 '병원 부동산을 누가 보유하느냐'는 것이다.

왜 원장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보유해야 하는가

원장님 개인 명의로 병원 건물을 보유하면 건물 가치가 오를수록 상속재산이 그대로 불어나고, 병원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감가상각비와 대출이자, 재산세 정도에 그치며, 은퇴 후 임대로 전환하면 임대소득에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종합소득세가 붙는다. 반면 부동산법인이 보유하면 병원은 임차료 전액을 경비로 처리하고, 법인의 임대소득은 법인세로 과세가 끝난다.

임대업 위주 소규모 법인은 2억 원 이하 구간에도 기본세율 10%가 아닌 20%(지방소득세 포함 22%)가 적용되지만 원장님 개인의 49.5%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이고, 세후 수익은 법인에 유보돼 주주인 자녀 등의 지분 가치로 쌓인다.

# 사례 3. 이전 편에서 살펴봤던A원장님이 병원 토지·건물(시가 50억 원)을 부동산법인으로 이전하고, 병원이 법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연 3억 원(수익률 6%)의 임차료를 법인에 지급하는 경우.

임차료 3억 원은 병원 경비이므로 A원장님의 소득세는 연 1억4,850만 원(3억×49.5%) 줄고 이에 연동하여 건강보험료도 낮아진다. 반대로 법인은 22% 세율로 약 6,600만 원의 법인세를 내므로 가족 전체로 매년 약 8,250만 원의 세금이 줄고, 세후 약 2억3,400만 원이 매년 부동산법인에 유보된다. 10년이면 23억 원이 상속세 없이 법인에 쌓이고, 향후 상속세 납세 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

[핵심 전략] 부동산 법인이 부모의 건물을 '사는' 구조

원장님들께 이런 방안을 제안 드리면, "자녀에게 건물 살 돈이 없는데 어떻게 법인이 50억 원짜리 건물을 취득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답은 증여가 아니라 법인이 부모로부터 매수하고 그 대금을 부모가 법인에 대여하는 구조에 있다. 부동산법인에 부모가 무이자로 대여하면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상증세법 제45조의5)가 적용되는데, 대여금×4.6%에 지분율을 곱한 금액이 주주 1인당 연 1억 원 미만이면 증여세가 없다.

자녀 1인 100% 지분이면 약 21억7천만 원, 4인 균등 지분이면 약 86억9천만 원까지 가능한 계산이다. 이 구조의 효과는 원장님 재산이 '건물'에서 '법인에 대한 채권 50억 원'으로 바뀐다는 데 있다. 이후 건물이 80억 원으로 올라도 상속재산은 채권 50억 원(액면)이고 상승분 30억 원은 법인의 몫이다.

법인은 임대수익으로 채권을 매년 상환하고, 그 현금은 원장님의 노후 자금이나 10년 주기 분할증여의 재원이 된다. 다만 부동산을 법인으로 옮기는 방법은 매매 외에 현물출자도 있고, 자녀 구성과 부동산 가액에 따라 두 방식을 조합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많으므로 구체적인 구조는 세무사와 상담해서 정해야 한다.

[트랙 A] 자녀가 같은 과 전문의라면 : 병원은 포괄양수도로

만약 자녀가 병원을 이어받을 수 있는 같은 과 의사라면 승계를 상속까지 미룰 이유가 없다. 부동산을 법인으로 옮긴 뒤 병원 사업 자체는 생전에 자녀에게 포괄양수도한다. 포괄양수도로 사업을 양도하는 경우 부가세 부담이 없고, 의료장비와 영업권에 대한 양수도 대금을 정하면 원장님은 은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자녀가 목돈을 따로 마련할 필요는 없다. 인수 자금은 부동산법인에 축적된 임대수익을 적정 이자율(4.6%)로 대여받아 치르고, 이후 병원 수익으로 갚아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자녀 개인의 자금 부담 없이 병원을 넘겨받는 구조다.

[트랙 B] 자녀가 의사가 아니라면 : 법인 안에서 새 사업을

자녀가 의사가 아니면 의료법상 병원 승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 병원은 제3자에게 양도하되, 부동산법인의 정관에 목적사업을 추가해 자녀가 법인 안에서 새 사업을 시작하는 구조가 대안이다. 병원 임대수익이 자녀 사업의 종잣돈이 되고, 자녀 개인에게 사업자금을 증여하는 대신 법인이 사업을 하는 것이므로 증여세 없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부동산법인, 만능은 아니다

다만, 부동산법인을 활용한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입 비용과 사후관리를 먼저 따져야 한다. 첫째, 이전 시점에 원장님에게 양도소득세, 법인에 취득세가 발생하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설립 5년 이내 법인의 부동산 취득은 취득세 중과(약 9.4%) 대상이므로 회수 기간을 반드시 계산해야 한다.

둘째, 병원과 법인은 특수관계이므로 임차료는 시가 수준이어야 한다. 셋째, 부동산 비율 80% 이상인 법인의 주식은 순자산가치만으로 평가되므로 지분은 설립 초기에 확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넷째, 이번 개편안은 비사업용 토지 중과를 강화(개인 +20%p, 법인 추가과세 20%)했으므로 병원 부속토지가 비사업용으로 판정되지 않도록 사용 실태를 관리해야 한다.

개정안 시행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병원 부동산을 개인 명의로 보유한 원장님, 자녀가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원장님이라면 너무 늦지 않게 지금의 자산 구조에서 자녀에게 세 부담을 최소화하며 넘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시길 권한다. 부동산법인으로의 이전은 그 설계의 한 축일 뿐이다.

상속개시 전 10년 이내 증여는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되므로, 10년 주기의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한 금융자산 분할증여, 법인 설립 초기 낮은 가액에서의 지분 증여를 법인 구조와 함께 병행해야 상속재산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시작이 빠를수록 합산에서 벗어나는 증여가 늘어난다. 가업상속공제라는 안전판이 사라진 자리는 결국 원장님이 미리 설계해 둔 구조가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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