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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개편·비대면·대체조제 겹악재 "일차의료 벼랑 끝"

발행날짜: 2026-10-18 17: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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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수가에 내과 "행정 폭탄"…심층진찰료 보전 촉구
비대면 안전 원칙 고수·대체조제 사후통보 개선 요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 개편과 비대면진료 본사업 전환,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등 일차의료 현안이 잇따르면서 내과 개원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의료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 강행은 동네의원의 경영 악화와 환자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8일 대한내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의사회는 오는 12월 시행이 예상되는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 개편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시행 유예를 촉구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차의료 현안에 대한 우려와 대책을 전했다.

이번 개편은 검체검사 수가 인하와 위·수탁 배분율 조정, 기존 위탁검사관리료 10% 폐지 등을 골자로 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진단검사의 기본수가 배분율은 위탁기관 25%, 수탁기관 45%로 책정됐다. 나머지 30%는 위탁기관 최대 10%, 수탁기관 최대 20%의 조건부 보상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문제는 청구 및 지급 체계도 변경된다는 점이다. 위탁기관이 수탁기관을 등록하고 양측의 청구 코드를 입력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대조 심사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각각 수가를 분리 지급하는 방식이다.

여러 수탁기관과 거래하는 의원은 검체별 청구 코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수탁기관이 다른 기관에 검사를 재위탁할 경우 코드 입력과 정산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내과의사회는 위탁기관이 일괄 청구하고 정해진 배분율에 따라 수탁기관에 지급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검사 결과에 대한 임상적 판단과 환자 상담 역시 적절히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과 산정특례 질환, 약제비 차등 적용 105개 중증질환, 내과 100개 다빈도 질환 등을 조건부 보상 대상으로 포함해 내과 의원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조원영 총무이사는 "청구가 제대로 됐는지, 심사가 제대로 됐는지, 지급이 제대로 됐는지 여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에 각각 지급하는 방식에서는 서로 받은 금액이 맞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분리지급 방식을 유지하려면 이런 우려를 충분히 해소한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행 시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연말엔 국가건강검진과 어르신 독감 예방접종이 집중되는 만큼, 새로운 수가 코드와 청구 시스템 변경까지 겹치면 내과 의원의 행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왼쪽)과 조현호 부회장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곽경근 회장은 "독감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을 연말까지 마쳐야 하는데 이런 기관들이 검체검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새로운 청구 체계까지 적용하라는 것은 행정업무 폭탄을 얹어주는 것"이라며 "제도 시행을 늦춰 내년 초에 도입한다고 의료체계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혼란과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시행 시기에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체수가 개편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심층진찰료 현실화 요구도 나왔다. 의사회에 따르면 내과는 전체 검체 위·수탁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초·재진 진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미치지 못한다. 위탁검사관리료 폐지에 따른 재정을 일반 진찰료로 이전하더라도 내과는 구조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현호 총무부회장은 "위탁검사관리료 10%를 진찰료로 옮기더라도 내과는 초·재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온전히 보상받지 못한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 구조적으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심층진찰료로 보강해야 한다"며 "회원들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적용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월 24일 본사업 전환을 앞둔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도 환자 안전을 위한 기존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재진 중심 운영을 유지하되, 동일 시·도 내 초진을 허용하고 처방일수·진료량·플랫폼 운영을 제한하는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11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조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진·의원급 중심 운영과 전담기관 금지 원칙을 재확인하며, 정부가 검토하던 초진 환자 30일 처방 허용 방안에 반대했다.

내과의사회 역시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과 환자별 이용 횟수 제한 등 안전장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초진 허용 범위 확대와 처방약 배송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환자 안전보다 산업화 논리가 우선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곽 회장은 "비대면진료는 환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의료기관별 진료 비율과 환자별 이용 횟수 제한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초진을 불가피하게 허용한다면 적어도 일주일 정도로 처방을 제한하고, 이후 데이터가 축적돼 안전성이 확인되면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내과의사회 조원영 총무이사(왼쪽)와 이태인 공보이사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기간 진행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기관 중복 처방과 의존성 의약품 오남용 사례 등을 전수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한 뒤 본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태인 공보이사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오랫동안 진행된 만큼 그동안 발생한 사례를 모아 정부가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며 "오남용 건수 등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본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충분한 평가 과정 없이 12월 시행을 서두르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기존엔 약국이 대체조제를 할 경우 전화나 팩스 등으로 처방 의사에게 직접 통보했지만, 현재 심평원 업무포털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도 허용되고 있다. 의사가 직접 접속해 조회하지 않으면 약이 변경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DAW 제도처럼, 의사가 특정 의약품의 대체조제를 처방 단계에서 제한할 수 있는 절차 등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같은 성분의 의약품이라도 환자 특성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처방 의사의 임상적 판단이 반영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실제 의사회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대체조제가 이뤄졌지만, 관련 정보가 등록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으며, 향후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사후통보 누락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공보이사는 "과거엔 전화나 팩스로 연락이 와서 처방한 약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의사가 직접 시스템에 들어가 조회해야 한다. 약이 바뀐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약화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며 "환자의 동의를 확인하는 절차와 함께 처방 의사가 변경 사실을 신속하게 알 수 있는 통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사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검체검사 수가 개편에 따른 충분한 손실 보상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전면 중단 및 본사업 추진 백지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관련해 총액계약제나 인두제 등 지불제도 개편의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사회 참여 보장과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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