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투약이 완전히 끝난 지 수년이 흘렀음에도 생존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CDK4/6 억제제 '키스칼리'가 고위험 조기 유방암(EBC) 치료에서 거둔 6년 장기 추적 성적표는 종양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최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현장에서 만난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이번 NATALEE 연구 결과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통계적 경계값 논란부터 2.1%p라는 절대적 생존 혜택, 그리고 국내 급여 당국을 향한 등재 필요성까지, 임 교수가 짚어낸 키스칼리(리보시클립, 노바티스)의 핵심 쟁점들을 정리했다.
6년 차 생존 혜택 '2.1%p'의 의미와 통계적 해석
이번 NATALEE 6년 추적 분석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전체생존율(OS)의 절대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값 66.5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키스칼리+NSAI 병용요법군은 NSAI 단독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HR=0.809, 95% CI: 0.661–0.989, nominal 1-sided P=0.019).
특히 5년 시점에 1.2%p였던 두 치료군 간 OS 절대 차이는 6년 시점에 2.1%p(91.86% vs 89.73%)로 확대됐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을 별도로 평가한 유방암 특이 생존율(BCSS) 역시 6년 차에 2.6%p의 절대 차이를 기록하며 OS 개선을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임석아 교수는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에서 OS 절대 차이가 2%p 이상 나타나고 위험비(HR)가 0.8 수준이라는 것은 임상적으로 볼 때 환자에게 실질적인 장기 생존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순히 환자 100명당 2명 더 생존한다는 숫자적 의미를 넘어, 이미 수술을 마치고 현존하는 암이 없는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상대적인 사망 위험을 약 5분의 1(약 19.1%) 수준으로 낮췄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추적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존 곡선 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은 향후 장기 추적에서 그 혜택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OS 위험비(HR)의 95% 신뢰구간 상한이 0.989로 1에 가깝게 걸쳐 있다는 점을 들어 통계적 확실성에 대한 신중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임 교수는 분석군에 포함된 환자들의 역학적 특성을 짚으며 통계 해석의 이면을 설명했다.
임 교수는 "현재 분석 시점에 이미 재발하거나 원격 전이가 발생했으나 여전히 생존해 있는 환자들도 분석군에 포함돼 있다"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재발 후에도 다양한 후속 치료(CDK4/6 억제제 재도전 등)를 받으며 수년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장기 경과가 향후 OS 분석에 반영되면 치료군 간 차이가 더욱 확대되고 HR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임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확인하고자 수년을 더 기다릴 수는 없으므로, 현시점에 확인된 HR 0.8 수준과 조기 유방암에서 6년 만에 유의미한 OS 혜택의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환자군 범위와 3년 투약에 따른 국내 급여 과제
이번 NATALEE 연구가 지닌 또 다른 특징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N0) 고위험군 일부를 포함해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임 교수는 "NATALEE 연구에 포함된 N0 환자들은 단순히 재발 저위험군이 아니라, 조직학적 등급이 2등급이더라도 Ki-67 발현율이 20% 이상이거나 다중유전자검사에서 고위험으로 확인된 환자들"이라며 "이처럼 재발 위험이 중간 이상인 환자들에게 추가 보조요법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참여 환자 중 상당수가 수술 전후 항암화학요법을 거쳤다는 점을 언급하며,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한 환자에게 이를 생략하고 키스칼리로 대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항암치료 완료 후 내분비요법에 키스칼리를 더해 재발 위험을 억제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건강보험 급여 진입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3년 투약 기간'과 재정 부담 우려에 대해서도 임 교수는 명확한 소신을 밝혔다.
2년 투약 체제인 경쟁 약제와 비교할 때 기간이 길어 재정적 압박이 클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임 교수는 "키스칼리는 최근 약가가 조정되어 3년간 투여하더라도 경쟁 약제를 2년간 사용하는 경우와 전체 약제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미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뿐만 아니라, 엄격한 경제성 평가를 거치는 영국의 NICE 심사까지 통과해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면 장기 치료에 따른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므로, 초기 단계에서 재발을 막는 것이 의료 재정 측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이번 6년 OS 데이터가 향후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등 급여 심의 과정에서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했다.
임 교수는 "국내에서는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이라 하더라도 iDFS(침습적 무질병 생존율) 개선을 넘어 OS 개선까지 확인하기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6년 장기 추적을 통해 OS 개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추가된 만큼, 향후 급여 기준 설정과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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