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기획|이원화된 의료시스템 이대론 안된다
법원의 한의사 CT사용 합법판결을 계기로 양한방 의료일원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양방과 한방의 영역을 없애 과학화된 하나의 틀로 묶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학교육 기관이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 두종류가 있고 의사면허도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되어 있다. 또 병원과 의원이 양방과 한방으로 구분되어 있어 국민의료에 많은 불편과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료일원화의 필요성과 외국의 사례,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다섯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왜 의료일원화인가
②중국등 외국의 사례
③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④교육시스템을 바꾸자
⑤통합의학, 세계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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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는 해묵은 과제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의료가 이원화된 체계는 국민들의 의료비 이중부담, 양한방 약물 동시투여에 따른 부작용 우려, 의사인력 과다배출, 양-한방간의 영역싸움 첨예화등 수많은 부작용을 낳으며 우리나라 의료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는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고 민간단체들도 제주장만 내세우며 종심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일원화에 대한 계획이 없고, 논의된 적도 없다"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복지부는 지난 1996년 11월 한의약 전담조직인 한방정책관실을 설치, 사실상 의료이원화를 고착화 시켰다.
이에 따라 의료일원화 추진 주체는 한양방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하고 하고 후에 정부에 제도개선등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료일원화를 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흡수통합 방식은 접어두고 우선 한의계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한의계는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일원화 주장에 대해 한의학을 흡수통합하려는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의계는 한방과 양방이 서로 상호발전하는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한의학의발전과 양한방사이의 상호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서로 철학이 다른 이원화 체제가 50여년 이상 유지되어온 상황에서 흡수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어느 쪽에서도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지금은 교류를 통해 서로의 장점을 취하고 닮아가는 과정을 밟아 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도를 통합할 것이냐 교육을 통합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을 일원화 할것인가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야 의료일원화에 대한 개념의 혼돈이 없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영 박사는 "양의와 한의가 생각하는 의료일원화의 개념은 엄격히 다르다. 일원화와 관련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채 각각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고 진단하고 "양방과 한방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일원화로 갈지 아니면 통합의료로 갈지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일원화에 대한 국민여론도 고려되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양한방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 814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7%가 '양한방의료를 통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36.5%는 '현재와 같이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 대다수가 의료일원화 체계를 더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58.1%는 의료일원화가 이루어지면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줄일수 있어 의료비의 낭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답변했다. 52%는 통합으로 치료효과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한방 의료일원화를 통해 얻는 효과는 또 있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장점을 결합, 발전시킴으로서 국제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미국 NIH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보완대체의학(CAM)이 현대의학과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의사고시에 CAM에 대한 문항을 적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일원화로 가던지 통합의학으로 가던지 빨리 선택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건상 대한의학회 수석부회장은 "한국 의료계에 떨어진 지상과제는 한방의 과학화를 통한 새로운 치료기술의 개발과 세계화"라며 "이같은 과제는 양방과 한방이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국민보건차원서 접근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한방 의료일원화는 기득권 싸움이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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