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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상담 좀 받으시죠" 의대교수 노이로제

발행날짜: 2006-10-12 07:25:21

문자 메시지까지 무차별 발송.."전문직은 최우량 고객"

최근 우량고객을 유치하려는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개원의를 비롯, 의대교수들에게까지 과도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들 금융기관들은 우편발송과 영업사원 방문에 그치지 않고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며 대출상담을 유도하고 있어 일부 교수들은 '대출 노이로제' 증상까지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대병원의 한 교수는 최근 계속해서 휴대전화에 대출상담을 권하는 문자를 받자 결국 전공의의 도움으로 저장된 번호외의 문자를 받지 않는 '스팸차단 기능'을 설정했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거래중인 은행에서 대출시 연락을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후 각 은행에서 우편이 오더니 나중에는 비은행권 금융회사에서도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상 전화나 메시지에 민감한 편인데 계속해서 대출 상담을 받으라는 우편과 문자가 쏟아지니 짜증이 나다못해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며 "대출을 원하면 어련히 알아보고 연락할텐데 과도하게 영업활동을 하는 것 같아 거북하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타 교수들도 이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한 은행에서 소액이라도 대출을 받은 경우 이러한 영업활동은 더욱 거세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하도 참을 수가 없어 친분이 있는 교수들에게 얘기를 꺼내봤더니 나보다 더 심한 경우도 많더라"며 "대부분 교수들이 적어도 한 두 금융기관에서는 지속적으로 대출상담 권유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이는 신용대출이 가지는 한계라는 반응이다.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상품을 운용중인 C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리스크가 작은 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은 말 그대로 대출 대상자의 사회적 지위와 수입의 지속성 등이 평가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며 "의사 등 전문직은 신용이 우량하고 안정적인 금융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연말실적을 올리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도권에 있는 금융기관에서는 고객 동의 없이 문자를 보내는 것은 법률에 의해 금지돼 있어 지양하는 일이며 우편은 은행측에서 보내는 것이 아닌 영업사원이나 대출상담직원들 각자의 정보망에 의해 발송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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