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식약청 국정감사에서는 금기의약품 관리가 주요 화두였다.
올 식품의약품안전청 감사현장에서는 병용·연령·질병 등 금기의약품 관리시스템이 단연 화두였다.
22일 열린 식약청 국감에서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이에 대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 전 의원은 "엉터리 고시로 의료기관과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기의약품에 대한 자료 갱신이 안되서 의료기관에서 애꿎은 진료비를 삭감당하거나, 국민에게 써야 할 의약품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실제 전 의원에 따르면 병용금기 및 연령금기 약품으로 고시된 약제 중 지난 2004년 신중투여로 결정된 항목은 총 22개. 그러나 그 후 3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이 항목에 대한 고시변경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 의원은 "문제가 있어서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된지 3년 2개월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고시에 반영이 안되었다면 정말 사람잡을 일 아니냐"면서 식약청의 늑장대응과 관리소홀을 문제삼았다.
아울러 병용금기 고시항목의 불안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고시항목 204개 가운데 113개가 반쪽 고시라는 지적.
전 의원은 "현 고시항목들을 점검한 결과, A와 B약제의 혼용이 금기일 경우 한쪽 약제에 대해서만 이를 고시로 정한 것이 전체의 90%를 넘었다"면서 "이런 불완전한 고시를 그냥 두고, 따르라고 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전 의원은 "병용·연령금기는 국민들의 안전 의약품 사용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면서 이에 대한 식약청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을 촉구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김명현 식약청장.
한편, 같은 당 정형근 의원은 국내 고시항목이 너무 적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예산확보를 통해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미국의 경우 알레르기 금기 등 총 7가지 항목에 수만여개의 약제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병용·연령금기를 모두 합쳐도 고시항목이 288개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이 우리나라의 금기항목 고시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관련예산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
실제 현 병용금기 항목을 고시화하는데 소요된 금액은 70억원 가량으로, 이를 2800개 항목으로 늘릴 경우 단순계상할 때 700억원에서 1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제도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형근 의원은 "제도가 제대로 정비된다면 약화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고, 의·약사의 혼란, 환자서비스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조기에 더 많은 예산 투입한다면 국민의 편의성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도 "병용금기 처방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식약청이 최소 165건의 병용금기 처방 목록을 빠뜨렸으며, 그 결과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는 병용금기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가 3개월 동안 39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병용금기 약품 중 병용해서 처방했을 경우 부작용을 초래하는 의약품이 누락돼 있으므로 병용금기 의약품 고시품목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식약청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원론적 대답만 반복
의원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 식약청은 이날 감사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김명현 식약청장은 전 의원에 질의에 대해 "현재 점검작업을 진행 중이다. 빨리 조치하겠다"고 답변한 것을 비롯해 "향후 관련기관들과 연계해 제도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직접적으로 식약청장의 준비부족을 질타하기도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 의원은 "질의서도 확인하지 않은 것이냐"면서 "성의껏 대답해달라"고 질책했으며 또 다른 의원도 "식약청장이 현안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니냐"고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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