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학회들의 추계 학술대회가 9월 본격적인 피크를 맞아 치뤄지고 있으며 이는 10월에 이르러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학회가 있다보니 종류도 가지가지. 장소도 가지가지. 자신이 속한 학회의 행사에 쫓아다니기도 바쁜 가을 초입이다.
학회 관계자, 회원들 외에 덩달아 바빠지는 직업도 있다. 다름아닌 제약업체 영업인력들. 이들은 학회시즌을 맞아 자사 제품의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학회를 쫓아다니며 醫心 잡기에 여념이 없는 그들이 더더욱 바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의료계의 학술대회는 의료인의 배움의 욕구 충족, 제약영업인의 홍보의 장으로만 비춰지는 것이 아니다.
학술대회 자리가 불공정한 거래행위의 온상으로서 인식돼 왔던 것을 제약인도 알고 의료인도 알고 공정위도 안다. 특히 일반 시민들 또한 학술행사에서의 은밀한 지원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최근 한국제약협회는 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협회 회원사에 대해 학술대회 지원시 협회가 규정한 공정경쟁규약을 준수해줄 것을 신신당부하는 한편 지도감시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는 개량신약 및 제네릭 출시가 봇물을 이뤄 국내 제약사 끼리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과거 부도덕한 의료인과 썩은 산업부분이라는 낙인을 찍게끔 만들었던 제약사의 음성적인 지원, 거래. 지금은 그런 문화가 없다고,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절규해보아도 그동안의 이미지는 쉽게 개선되지 아니한다.
의심이 많은 계절이다. 또한 유혹도 많은 계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선인의 조언을 가슴깊히 새기고 제약회사는 공정한 경쟁을, 의료인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계절이 되어야 겠다.
낙인일 뿐이라고 항거하는 모습은 애써 그 모습을 부정하려 하는 치기어린 몸짓으로밖에 인식되질 않는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의도적이더라도) 선비다운 나긋한 걸음걸이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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