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10일부터 불법 인공임신중절 시술 의료기관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광고 및 시술기관의 실명신고를 보건복지콜센터 행복전화(129)를 통해 받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9일 밝힌 상황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9일 "불법 낙태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예전부터 논의해 왔던 수준의 점검이라 크게 예민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협회 자체적으로 낙태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합의와 공감이 전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콜센터 운영 등을 제재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정부나 산부인과의사회나 불법 낙태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는 같은 입장"이라며 "점검과 같은 물리적인 제재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대의원총회에서 전면적인 준법 의료행위에 대한 의결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사회 자체적으로 낙태를 근절하기 위한 회원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낙태 광고를 한 회원에게 경고장을 보내고 그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때는 회원 제명을 하는 삼진아웃 제도도 이미 실시 중이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자정, 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진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조사에 협력하여 신뢰를 얻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회원들에게 공문을 별도로 보내지는 않겠지만, 보도자료를 발표해 회원들에 주의를 당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복지부의 움직임에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기대와 우려의 중첩된 입장을 보였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이전부터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주장하던 것이 어느 정도 반영돼 일단은 환영하지만 낙태 근절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콜센터의 가장 큰 문제로 실명 인증을 거쳐야만 된다는 점을 꼬집었다.
심 위원장은 "콜센터에 신고를 하려면 실명이 확인돼야만 하는데, 낙태 당사자가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고할지는 미지수"라며 "콜센터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복지부의 의지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한 추진력을 주문했다.
또 심 위원장은 "다만 이번 콜센터 운영이 여론에 떠밀려 임기응변으로 일시적으로 하는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가 장기적인 제도적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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