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포럼을 준비해야한다. 포럼은 우리의 미래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격언이 어울릴 것 같다. 올바른 보건의료 환경에 목마른 젊은 의대, 한의대 등의 학생들이 미래를 바꿔보자고 뭉쳤다.
28일 '보건의료대안 포럼'을 위한 기획단 발대식이 열린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는 무더워진 날씨 만큼 보건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기획단의 구성원들은 전국 의대, 한의대, 약대, 간호대 학생 50여명. 이들은 오는 7월 5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2011 보건의료대안포럼'을 연다는 계획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소의(小醫)를 넘어서 사회의 병까지 치유하는 대의(大醫)가 되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대의 간극…"이봐, 당신은 부끄러운 선배야"
보건의료대안 포럼의 윤연정 기획단장
"의사, 한의사, 간호사? 허울좋은 '사'자의 시대는 갔습니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보건의료 환경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존재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보건의료대안 포럼의 윤연정 기획단장(이대 약대)은 확고했다. 포럼의 목적은 존재 이유를 찾아 보자는 것.
오랜 노동시간과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해 보건의료인들이 영혼 없는 '돈 버는 기계'로 전락했다는 자기 고백이자 반성인 셈이다.
치열한 경쟁 구도에 순응했던 선배들의 안일한 태도가 후배 세대들에게 학점 경쟁과 스펙 쌓기에 몰두해야만 하는 현실을 물려줬다는 것이다.
육체·정신·사회적 건강 중 그저 육체적 건강만을 가르치는 교육 환경 또한 환자를 돈 버는 수단이자 대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진단이다.
이들은 더 이상 기성세대가 짜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만의 문제 인식과 그에 따른 대안 제시를 하겠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김정현 팀장(동국대 한의대) 역시 학생들이 겪고 있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인 대응이 필요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폐업은 늘고 빈익빈부익부가 가속되고 있는 로컬의 현실은 참혹하다"면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스펙 경쟁의 틀 속에서 우리가 실력을 갖춰 대응해 보자"고 주문했다.
포럼은 시작에 불과…"1만명 모이는 그날까지…"
김정현 팀장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열릴 포럼의 주제는 위기와 대안, 이슈, 학교생활, 인문, 사회 등 항목별로 나눠 보건의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고 대안과 실천과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교수와 학생, 선후배간 권위주의 문제, 개편되지 않는 커리큘럼, 고액 등록금, 의료인 내부의 양극화, 치열한 경쟁 등 보건의료 사회에 누적된 다양한 문제를 짚어보자는 것.
세부적으로는 ▲보건의료인의 직업 만족도 ▲자살의 부르는 의대 ▲간호사 3교대 ▲인턴레지던트의 비인간적 삶 ▲한의대의 유급제도 ▲한미 FTA와 의약품 접근권 등 보건의료 전반에서 거시·미시적 관점에서 다뤄야하는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
이들은 보건의료가 사회와 결부된 문제라는 점도 잊지 않았다.
그저 의료 제도의 대안 모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이윤 중심을 넘어서는 '의료 공동체'까지 생각하고 있다.
윤 기획단장은 포럼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계속 지켜봐 줄 것을 주문했다.
7만여명의 보건의료 관련 학생들 중 1만명 정도를 포럼의 '지지자'로 끌어들여 사회에 큰 목소리를 내는 역할자가 되겠다는 것.
그는 "시대 주역이 돼야할 신세대들이 끌려만 다니고 있다"며 "의료 관련 담론을 활성화 해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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