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과 연대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교수가 강용석 의원의 무분별한 정치공세에 편승하다가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지난해 12월 찍은 MRI 필름과 이날 촬영한 MRI 필름을 비교해 판독한 결과 둘 모두 동일인이라고 확인했다.
그간 강용석 의원이 줄기차게 제기한 주신 씨의 병역 관련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의 MRI 필름 판독 결과가 발표된 직후 강 의원은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강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전의총과 한석주 교수에 대한 국민들과 의사들의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전의총은 21일 "인터넷에 공개된 MRI 영상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MRI의 주인공은 중등도 이상의 비만 체형을 가진 30~40대 이상의 연령대일 가능성이 높으며 20대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교수 역시 최근 감사원 게시판에 박원순 시장 아들의 MRI 영상이 바꿔치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병역 기피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의사들이 잇따라 객관적인 의학적 소견을 표명하면서 박 시장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져 나갔다.
이번 해프닝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의료법 제21조 1항에 따르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서는 안된다.
전의총도 21일 박주신 씨 MRI 사진에 대한 소견을 발표하면서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전의총은 이날 "박 씨의 MRI 사진을 강 의원 측에서 입수했다는 것은 의료법을 위반한 범법행위에 해당될 것으로 사료된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전의총은 범법행위를 통해 취득한 영상자료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밝히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 한석주 교수도 마찬가지다. 한 교수는 "감사원 게시판에 올린 글은 내가 작성한 게 맞다"면서 "당시 박원순 시장 아들 키가 173cm에 63kg으로 알려져 그에 따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주신 씨의 실제 키와 몸무게를 확인하지 않은 채, 그것도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피력한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전의총은 태도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한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곧바로 인정하고 박 시장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전의총은 "전문가의 소견을 밝힌 목적이 논란을 부추기고자함이 아니라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함에 있던 만큼 그 목적이 충족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을 뿐 과오에 대해 전혀 사과의 뜻을 피력하지 않았다.
60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의사단체답지 못한 태도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전의총과 한석주 교수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전의총은 국민과 회원, 의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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