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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대상 인턴 폐지 설문조사 공정하지 않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3-05-10 07:10:00

복지부에 문제 지적한 민원 제기…조원일 회장 "촉박해 불가피"

인턴제 폐지안 반대 근거인 의대생 설문조사에 공정성과 신뢰성이 결여됐다는 민원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생이 8일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와 보건복지부에 의대·의전원 협의회(이하 의대협)가 진행 중인 인턴제 폐지 설문조사 방식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의대생은 '인턴 폐지 현안에 관련한 의대생 의견수렴의 중대한 결함' 제목의 글에서 의대협 설문조사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의대협이 7일부터 진행 중인 인턴제 폐지 관련 설문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비판하는 한 의대생의 글.
복지부는 지난주 보도자료 배포 계획에 인턴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으나, 의대협의 반대로 잠정 연기한 상태이다.

해당 학생은 "지금까지 의대협 설문조사는 누구나 접속할 수 잇는 공개된 투표 사이트에서 온라인 투표로 이뤄졌다"면서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 의대생이 아닌 사람도 투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대협이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인턴제 폐지 관련 온라인 투표 방식도 꼬집었다.

그는 "한 사람이 다수의 컴퓨터로 얼마든지 마음대로 투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두 사람이 무제한 중복투표가 가능해 온라인 설문조사의 신뢰도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편향된 설문 문항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일례로, 의대협 설문조사에는 '복지부가 3월 입법예고 예정이던 인턴제 폐지 법안을 지금까지 미룬 이유는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현재 인턴제 폐지는 의대생의 반응에 좌우된다. 한 번 더 우리의 목소리를 모아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학생은 "의대협 회장이 권위를 이용해 인턴제 폐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인턴제 폐지 시행시기를 묻는 항목에는 '작년 인턴제 폐지 설문조사에서는 2018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내용도 참고사항으로 기술되어 있다.

학생은 "인턴제 폐지 시행시기 질문 전에 '참고'라는 명목으로 2018년 폐지를 눌러줄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의대협은 그저 각 의대 학생회장의 모임"이라고 전제하고 "학생회장이 학교 학생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 대표한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의대협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의대협이 진실로 전체 의대생 의견을 대표한다는 사실에 반대하며, 특히 설문조사 내용은 신뢰도가 거의 없어 정부 정책과정에 반영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의대생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 학생은 "일부 오류는 있을 수밖에 없다. 통계적으로 접근도 안했고 의대협 자체가 아마추어"라며 "공신력 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만약 사실이라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정부를 상대로 하는 설문조사인 만큼 좀 더 치밀한 문항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의대협은 설문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의대협은 이번주까지 각 의대 학생회를 통해 인턴제 폐지안에 대한 온-오프 라인 설문을 진행 중이다. 의대협 홈페이지 초기 화면..
의대협 조원일 회장은 "개별 보안코드를 넣으려고 했지만 복지부가 일주일 안에 의견수렴을 주문해 시간 촉박으로 어쩔 수 없었다"며 "설문 참여자가 중복될 수 있으나, 현재로선 수정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 "유도 질문 아니다, 설문문항 학생회장들과 논의 결과"

그는 이어 "이틀간(7~8일) 4천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했고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음주 설문 결과를 갖고 복지부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설문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 충분한 시간을 요청해 다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그러나 인턴제 폐지 연기를 위한 편향된 질문이라는 주장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유도 질문이 아니다. 현재 의대생들이 느끼는 상황을 명확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설문 문항은 41개 의대 학생회장들과 논의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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