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연세의료원장 선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의료원장 선출 방식을 두고 재단 이사회와 교수들간에 의견차가 벌어지면서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
특히 이러한 갈등으로 연세의료원 교수들이 비대위를 구성하고 궐기대회까지 준비하고 있어 연세대와 의료원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재단 이사회, 의료원장 임명제 강행…교수들, 단체행동 준비
연세의대는 최근 상임 교수회의를 통해 직선제로 선출된 의료원장 후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재단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세의대 교수평의원회는 오는 21일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를 위한 제1차 교수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일선 교수들에게 이를 공지한 상태다.
교평은 "교수들이 직접 선정한 의료원장 후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세브란스병원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는 몇명의 대표자가 강하게 저항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작은 힘이라도 교수들이 힘을 모아 세브란스병원의 결집된 힘을 보여야 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와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독려했다.
그렇다면 왜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궐기대회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낸 것일까. 이는 연세대와 세브란스병원간의 특수한 관계속에 해답이 있다.
기울어진 무게 추…의료원장 선거로 고름 터져
선교사가 세운 기관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연희전문대학과 세브란스병원은 1956년까지 별도의 기관으로 운영하다 1957년 '연세'라는 이름으로 합병했다.
합병 조건은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1대 1 계약으로 이러한 조건에 따라 그동안 연세대와 세브란스병원은 각자의 자율성을 인정하며 동반 성장해 왔다.
하지만 연세대가 유수 종합대학으로 급성장하면서 이러한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게 중심이 치우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 직선제로 선출되던 연세의료원장 선거는 재단의사회에 의해 2012년 호선제, 즉 일종의 간선제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교원 15명 당 1인, 즉 42인의 선거인을 선출해 1표에 2인의 후보자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의료원장 선출 방식이 바뀐 것이다.
문제는 이번 선거에 재단 이사회가 이마저도 막아버리면서 촉발됐다. 17대 의료원장 선거를 앞두고 이사회가 교수들이 선출한 후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연세대와 세브란스 힘겨루기 양상…21일 궐기대회 분수령
실제로 앞서 연세의료원 선거관리원회는 임시대의원 총회를 통해 선거 방식을 확정했다.
연세의대 교평이 교수들에게 전달한 공지문
의료원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의료원장 후보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6명의 후보자를 압축한 뒤 교수 5명당 1명으로 꾸려진 선거인단이 투표를 통해 2명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연세대 재단이사회가 이러한 선거 방식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는 사실상 총장 지명제를 시행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의료원 전체를 대표하는 의료원장을 교수들의 뜻이 아닌 재단이 임명한 총장이 지명하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다.
세브란스병원 A교수는 "상임 교수회의에서도 만장일치로 이는 연세의료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결론냈다"며 "결국 재단에서 연세의료원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에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며 "21일 궐기대회에서 많은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로 예정된 궐기대회에서 연세의료원 교수들이 단합된 의지로 재단 이사회의 결정을 뒤엎을 수 있을지 병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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