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검토 중인 '중기 보장성 강화 계획'이 목표 보장성이 없는 것은 물론, 공급자 중심적이라 환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안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4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정부의 중기 보장성 강화 계획은 과거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논란을 부를만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할 중기보장성 강화계획안으로 60개의 항목을 만들고, 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중기보장성 계획의 기본 방향은 생애주기별 핵심적인 건강문제의 필수의료 보장강화, 비급여 적극해소 및 관리체계 도입,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 등 크게 3가지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보장성 계획의 문제점으로 ▲보장성에 대한 재정배분을 최대한 제한하는 기조 ▲공급자 인프라 확대비용과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 소요분을 보장성 강화 방안에 포함 ▲비급여의 급여 전환 및 기준 확대에서 의학적 타당성이 일차전 기준이 되지 않음 ▲국고부담 영역을 건강보험에 이전시키는 등 정부책임 축소 방안 ▲보장성 재정소요 추계에 따른 오류방지 및 사후관리 담보되지 못함 등을 지목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핵심적인 건강문제를 선별한 원칙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항목을 선정했는지 나와있지 않다. 수가 신설 부분도 공급자의 수입보전 목적이다. 의료계 민원을 상당부분 반영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정책위원은 "정부의 재정추계에 따라 국민들은 보험료를 더 내는데 정책이 시행된 후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에 따르면 안면화상 급여는 정부가 추계한 것보다 600억원이 과소지출됐다. 치아 홈메우기 보험급여는 300억원 과소지출된 반면, B형간염약에는 500억원이 과다지출 됐다.
김 위원은 "왜 수가 신설을 했는지, 이것이 왜 보장성 강화로 이어지는지, 신설 해놓고 사후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 국민들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정심 위원이기도 한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건정심 소위원회 들어가면 의협, 병협, 치협, 한의협, 약사회 등에서 흑자 기조인 건강보험 재정을 누가 얼마나 갖고 갈거냐를 놓고 각축전을 벌인다. 잔치가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자 보상과 보장성 강화의 연관성을 규정해야 한다. 공급자 요구가 끝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김선희 국장도 "그동안 건정심 관례를 놓고 보면 정부가 내놓은 안들이 상대가치 점수를 조정해 달라는 식으로 소소하게 올라왔던 것이다. 구조를 바꾸는 절호의 기회인 상황에서 제도나 정책 개선이 아니라 소소한 안건들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책이 낳는 효과가 어떻게 되나, 누구에게 어떤 효과가 돌아가는지에 대한 평가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보장성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재정배분의 규모와 수준을 법제화 하고 ▲의료행위 재평가 및 관리기전을 재설계 해야 하며 ▲비급여를 포괄한 의료비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고 ▲비급여 통제를 위한 급여보장 영영 외 진료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등 4가지의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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