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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에 불과한 임상의학 학위제도, 지속해야 하나"

발행날짜: 2014-11-26 05:50:51

고대 김병수 교수 "임상의학 학위, 껍데기만 남았다…파행운영 빈번"

"내실 없는 간판에 불과한 임상의학 학위제도를 지속해야 하는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25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임상의학 학위제도 개선에 관한 심포지엄'을 통해 이 같은 주제를 두고 현재 학위제도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껍데기만 남은 임상 학위제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패널 토의에 나선 교수들은 "나일론 의학박사 학위는 없애야 한다"며 강도 높은 지적을 쏟아냈다.

현재 의학박사 학위는 PhD를 대상으로 하는 전일제 석박사 과정인 '의과학과'와 전공의 혹은 개원의를 대상으로 운영해 온 '의학과' 2가지로 구분한다.

의평원은 10주년을 기념해 25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문제 제기 된 부분은 후자인 '의학과' 학위. 간판 따기 식으로 운영해 온 학위제도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폐지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병수 교수는 "현재 임상의학 학위는 껍데기만 남았다"며 신랄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개원의들이 홍보수단으로 대학원에서 임상의학 학위 취득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 시대가 바뀌면서 환자들도 '박사학위'보다는 기능적인 '전문의'를 중요시하면서 학위 취득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전공의들은 수련을 받으면서 동시에 석박사를 취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지만 수요가 날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체제로는 대학원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국의학교육학회 서덕준 회장도 동일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과거 환자들은 의학박사라고 하면 대단하다고 생각해 개원의들이 홍보수단으로 학위를 취득했으며 등록금만 내면 박사학위를 주는 식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그나마도 이제는 시대가 바뀌면서 수요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MD를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임상 학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만약 한다면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대학교수들이 아닌 제3의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패널토의 좌장을 맡은 임기영 교수(아주의대)도 한마디 했다.

그는 "오늘 심포지엄은 '임상의학 학위제도 폐지를 위한 논의'가 돼야 한다"며 "더이상 개원의가 간판을 따기 위한 혹은 전공의가 교수 뒷바라지 하기 위한 학위 제도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의과대학병원이 부속병원을 확장함에 따라 교육 및 연구 능력을 갖추기 위한 학위를 갖추지 않은 의료진을 전임교수로 임명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일부 대학병원이 협력병원 수백 명을 전임교수로 임명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임상학위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의료진이 과연 교육, 연구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교수는 전일제로 박사과정을 거친 의료진에 한해 임명해야 한다"며 "진료를 위해 필요한 의료인력이 있다면 임상교수 등 직함을 달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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