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맞물려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이 급물살을 타자 다양한 학회들이 도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TF팀을 구성하고 사전 준비에 들어갔지만 공연한 구설수에 오를 것을 우려하며 의료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는 오는 10월부터 일부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호스피탈리스트의 장단점에 대한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등을 비롯해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주축이 되는 협의체는 올해 안에 시범사업을 마친 뒤 데이터를 정부에 전달하고 제도 도입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내과, 외과학회를 주축으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속도를 내자 일부 학회들도 자체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A학회. 이 학회는 이미 자체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상태다.
A학회 이사는 29일 "이미 학회내에 TF팀을 구성하고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준비중인 상황"이라며 "도입시 장단점과 필요 예산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B학회도 마찬가지다. B학회는 전공의 지원 기피가 위험 상황에 다다르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사회 등을 통해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B학회 이사는 "전공의 지원율이 점점 더 떨어져 이제 일부 수련병원은 아예 진료과목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며 "호스피탈리스트 등 긴급 조치를 통해서라도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학회들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공연히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한 만약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서도 제도 도입이 불발될 경우 이에 대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선도 강하다.
A학회 이사는 "지금 상태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바라지 않고 있다"며 "공연히 진료과별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또한 아직 제도가 도입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 아니냐"며 "지금으로서는 도입 여부를 밝힐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제도 도입 여부를 살펴본 뒤 나중에 슬쩍 발을 담그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C학회 이사는 "내과학회가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놓은 밥상에 외과학회가 숟가락을 얹더니 이제 다른 학회들도 슬그머니 숟가락을 준비중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결국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내과 주도로 흘러갈까 갑자기 여기저기서 사공이 튀어나오는 꼴"이라며 "의료계의 오랜 병폐가 또 다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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