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스스로 자신의 근무환경을 평가해 공개하는 수련평가 시스템이 결국 가동되면서 병원들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후배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수련병원 선택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 대전협의 계획이지만 자칫 부정확한 정보들로 혼란만 줄 수 있다는 것이 수련병원들의 우려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자체적으로 수련평가 시스템인 닥터브릿지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닥터브릿지는 수련병원 평가부터 선배들이 전하는 병원내 정보 등을 공유하게 되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소식과 구인구직 정보 등을 담고 있다.
뜨거운 감자는 역시 수련병원 평가 정보다.
대전협은 이 공간에서 전공의들이 근무시간과 임금, 휴가 사용현황, 당직 일수 등을 공개해 실제적인 근무 환경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들이 느끼는 수련병원의 장점과 단점을 가감없이 공개해 향후 수련을 받아야 하는 인턴과 의대생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대전협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약 2천여명의 정보를 취합, 1차적으로 이를 분석해 공개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수련병원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정보가 공개되는 불편함도 있지만 공연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크다.
A대학병원 병원장은 4일 "전공의들의 취지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섣부른 정보 공개는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며 "과연 이 사이트가 얼마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모든 정보가 전공의 스스로 털어놓는 것에 의존하고 있지 않느냐"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정보"라고 잘라 말했다.
대다수 수련병원도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수조사가 아닌 다음에야 갈등과 혼란만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B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같은 병원이라 하더라도 진료과목마다, 연차에 따라, 당시 근무 환경에 따라 수많은 변수가 있다"며 "지금 공개한 사이트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대리 한명의 정보를 마치 삼성전자의 정보라며 알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삼성전자라 하더라도 반도체나 휴대전화냐에 따라, 직급에 따라, 그 달에 얼마나 잔업을 했느냐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지 않냐"며 "공연한 혼란과 갈등만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정보를 꾸준히 누적하며 나아간다면 진정한 수련병원 평가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정보가 누적돼 간다면 신뢰도나 이러한 부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며 "사이트의 목적은 수련병원들을 공격하거나 줄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한 정보를 모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사실 대부분 전공의들의 알음알음으로 정보를 찾아 수련병원을 결정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들이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수련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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