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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 쏟은 삼성 양성자센터…적자 가시밭길 자초

발행날짜: 2016-06-07 12:00:58

수익성 낮은 소아·재발암 환자 집중 "사회 공헌 의미"

8년 동안 무려 3000억원을 들여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이 수익성을 버리고 적자 운영을 자초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성자 치료 급여화와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도 소아환자와 재발암환자 치료에 집중하며 적자를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두호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장은 6일 "지난 4월말 양성자센터의 문을 연 이래 100여명 정도 치료를 실시했다"며 "대부분이 소아암 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소 이래 매일매일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적어도 올해 안에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적자 운영이 지속되는 이유는 삼성서울병원이 치료 우선 순위를 소아암환자와 방사선치료를 이미 받았지만 암이 재발한 재발암 환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 환자의 경우 치료 준비 시간은 물론, 실제 치료 시간 또한 성인 환자의 두배가 넘게 걸리는데다 인력 또한 2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재발암 환자의 경우도 치료 계획 수립부터 치료 과정에서 정밀도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일반 환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다시 말해 치료를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환자들만 모아 양성자 치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 센터장은 "사실 소아암 환자의 경우 성인 환자 2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인력과 시간, 노력이 들어간다"며 "결국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은 소아 환자에게 가장 부작용이 적은 양성자 치료는 최적의 치료법"이라며 "돈을 쫓자고 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양성자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복구할 수 있는 기회도 적다. 또한 현재 전면 가동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당분간 적자 운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치료 우선순위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적자가 지속되더라도 사회 공헌 차원에서 이를 감내하겠다는 방침.

최두호 센터장은 "하반기부터 2교대 정면 가동에 들어가면 현재 수용 인원보다 2배 이상 치료 건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소아암, 재발암으로 이어지는 치료 우선순위는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양성자 치료기를 보입한 것이지 수익성을 바라보고 설립한 것은 아니다"며 "사회 공헌과 환원 차원에서 도입한 기기이니 만큼 지금의 기조를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치료를 지속할 수록 쌓이는 적자는 어떻게 해소하려는 걸까. 특히 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언제까지 적자를 이어가기로 힘들어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해외 환자를 바라보고 있다. 해외 환자는 비급여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소아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양성자 치료라는 첨단 치료법이 더해지면 해외 환자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해외 환자 유치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소아 환자들의 치료로 발생하는 적자를 상쇄하면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적어도 우리나라 환자들이 비용 문제로 양성자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은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삼성서울병원의 방침"이라며 "조만간 이러한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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