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개년에 걸쳐 의약계에서 문제를 제기한 급여기준 509항목에 대한 일제정비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6년 9월말 기준 333항목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 했다.
이러한 급여기준 개선에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으로, 지난 3월 개방형 직위로 임용돼 업무를 수행 중에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29일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을 만나 약 7개월 동안 외부 전문가로 심평원에서 근무해 온 소감을 듣고, 향후 급여기준 개선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실 예방의학 전문의로 심평원에 대한 비판을 적지 않게 해왔던 인물이 급여기준실장이 됐다고 했을 때 놀라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여기준실장을 하기 전 예방의학전문의로 교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심평원과 관련된 내용을 비판하는 일이 많았다. 다만, 잘하는 것과 비판하는 내용이 상존하는데 토론회 등을 통해서는 시간의 제약이 있다 보니 건의한다는 의미로 말했던 것이다.
개방형 직위로 심평원에서 7개월 이상 근무해 왔는데, 심평원에는 경력 간호사와 의대교수인 심사위원도 있지만 정책적 관점에서 바로 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예방의학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의료계의 민원인 창구 역할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급여기준 일제정비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안다. 최근까지 진행사항이 궁금하다.
의료계 및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검토요청 받은 급여기준 509항목에 대해 2017년까지 3개년에 걸쳐 검토 중이며 현재 로드맵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일제정비 대상은 항목별로 의료행위 306항목, 치료재료 76항목, 약제 127항목이다.
2016년 9월말 기준 총 333항목에 대한 검토를 완료한 상태로, 이 중 145항목에 대한 급여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정리됐다. 이를 통해 복지부랑 합의해 105항목은 이미 고시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절반 넘는 항목은 개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의 급여기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비가 증가함에도 건강보험 보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 그 이유를 비급여로 지목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는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급여는 넓히면서, 비급여는 불인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전에 돈에 여유가 있어 비급여로 진료를 받을 수 있던 환자가 기존의 진료 받았던 비급여 항목이 완전히 불인정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의사와 환자입장 모두 선택권이 줄어드는 문제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급여기준 일제정비를 통한 개정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먼저 밝히고 싶은 건 급여기준실장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급여기준을 개정하는 것은 심사위원과 관련 학회 전문가들이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정책적 판단과 결정을 요하는 사항에 대해 고민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추진하는 역할이다. 한 예로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가 있는데 디지털 카메라가 발전했다고 해서 별도 급여기준을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반대로 유선전화와 휴대폰이 나왔는데, 이 두 기기는 대체되는 기술은 아니고 병존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유선전화와 휴대폰은 나름대로의 용도가 있으므로 유선전화가 적용되는 급여범위와 휴대폰의 급여범위는 따로 적용해야 하는 것일까.
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게 급여기준실장의 역할로, 현재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지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급여기준실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여러 가지 급여기준이 있지만 이러한 급여기준을 잡아줄 선언적인 원칙은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자면 헌법과 의료법 사이에는 이를 잡아주는 보건의료기본법이 있다. 이런 성격을 띠는 급여기준에 대원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급여기준실장으로 이러한 원칙을 구체화하고 그 기준에 따라 세부사항을 고시나 심사지침으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노력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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