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면역항암제의 시장진입으로, 시판허가를 받은 적응증에선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화이자와 독일머크가 공동개발해 승인을 거머쥔 면역관문억제제 '아벨루맙(제품명 바벤시오)'을 두고 나온 평가다.
최초의 CDK4/6 억제제로 호르몬 양성 전이성 유방암약 '입랜스'를 론칭한 화이자가 항암사업부 성장에 기대가 큰 만큼, 미래 먹거리로 각광을 받는 면역항암제의 추가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공동개발사인 독일머크 또한 최근 10년간 이렇다할 신약 출시가 없었던 터라 네 번째 면역항암제의 시판허가는 차별성에 관심을 끌었다.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 로슈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까지 최근 2년 쏟아지듯 시장에 나온 면역항암제 시장에 화이자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에 안착한 제품만 3종으로, 진입 가시권에 꼽히던 화이자의 아벨루맙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더발루맙 및 트레멜리무맙 2종은 신속심사를 받으며 출격 대기상태였다.
이번 승인으로 후발주자가 된 아벨루맙은 어떤 차별성으로 셀링포인트를 잡았을까.
PD-L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로서 앞서 출시된 리딩 품목들과 큰 차이는 없지만, 첫 타석은 현재 치료 옵션이 없는 희귀암종을 겨냥했다.
대표 품목인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흑색종, 방광암 등 질환 규모가 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후발주자라는 꼬릿말을 지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달말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받은 적응증도 고령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희귀 피부 악성종양인 메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이었다.
FDA는 "메켈세포암 환자의 30% 이상은 피부를 넘어 체내 여러 장기로 전이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아벨루맙은 해당 전이성 악성종양에 유일한 치료제로 허가됐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아벨루맙의 유용성을 검증하는 임상은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20여 건이 진행 중"이라며 "이들 임상엔 기존 항암제와의 헤드투헤드 임상도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말 목표 폐암 2차 옵션 신청…키트루다 겨냥 1차 옵션까지
키트루다, 옵디보 등 선발 품목이 흑색종, 폐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응증을 챙긴 상황에서 아벨루맙의 다음 목표도 다르지 않다.
변화무쌍한 면역항암제의 특징을 고스란히 공유하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아벨루맙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임상을 비롯해 신장암, 난소암, 방광암 등에서 단독요법과 화이자의 기타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전략을 유용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벨루맙이 올 연말까지 비소세포폐암(NSCLC)에 '2차 옵션'으로 승인신청을 준비 중인 상황으로, 최종적으로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임상데이터를 고려해 폐암에 1차 옵션(단독요법)을 목표로 아벨루맙의 임상 디자인을 손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에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엿보인다.
아벨루맙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신속심사 프로그램을 통해 승인한 첫 번째 결과물에 해당한다는 대목. 작년말 허가신청서가 접수된지 채 4개월이 안된 시점에 최종 시판허가 결정이 내려졌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신약승인의 규제 완화' 기조와도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아벨루맙의 발빠른 행보는 전이성 메켈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JAVELIN Merkel 200 임상 결과가 근거가 됐다.
근거가 된 단일연구를 살펴보면, 88명을 대상으로 임상 결과 환자의 약 30%에서 종양이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을 확인했고, 치료제에 반응한 86%는 치료 6개월 째까지 치료 성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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