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하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한 판 혈투' 동시에 B형간염 신약을 내놓은 길리어드(베믈리디)와 일동제약(베시보)을 두고 나오는 얘기다.
최근 열린 간학회 학술회장이 이들의 첫 격전지가 됐다. 지난 달 하루 격차를 두고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만성 B형간염 신약 2개 품목의 향후 마케팅 포인트가 이 자리에서 그려졌다.
길리어드는 비리어드(테노포비르, 이하 TDF)에서 테노포비르의 혈중 잔류 용량을 줄인 신약 '베믈리디(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이하 TAF)'로의 처방 전환 유도를, 28번째 국산신약 '베시보(베시포비르)'를 내놓은 일동제약은 초치료 환자에서 현 처방 1위 품목인 비리어드보다 앞선 안전성을 겨냥했다.
공교롭게도 베믈리디와 베시보 모두 "기존 비리어드보다 신독성과 골밀도의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였다.
두 건의 해당 임상결과는, 올해로 4회차를 맞는 대한간학회 국제간연관 심포지엄인 리버위크(THE LIVER WEEK 2017)에서 주목할 연구로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믈리디는 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1일 1회 1정을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적응증으로 지난달 16일에, 일동제약의 베시보정은 이보다 하루 앞선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를 받았다. 다만 베시보정은 한 번에 3알을 함께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복약순응도 측면에선 약점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베믈리디 처방 전환시 혜택 근거"VS"비리어드 안전성 앞선 베시보"
학회기간 본회의에서 대대적으로 발표된 베믈리디와 베시보의 임상은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길리어드는 신약 베믈리디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었고, 베시보는 기존 비리어드에 버금가는 효과에 더해 골밀도나 신장기능에선 보다 뛰어난 안전성을 앞세웠다.
먼저 길리어드의 해당 연구는 TDF에서 TAF로 변경했을 때의 혜택을 분명히 했다.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신장과 골 안전성이 향상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 것.
발표된 임상 결과는, TDF나 TAF로 치료를 지속하던 1298명의 면역 활성기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540명에서 96주간 무작위 치료 완료후 오픈라벨로 TAF로 처방을 변경했다. 그 결과, TAF로 처방을 변경한 환자군에선 96주 대비 120주차에 신장기능과 골밀도 검사치가 호전됐다.
임상을 진행한 아산병원 임영식 교수는 "만성 B형 환자에서 TDF는 낮은 내성발생과 높은 바이러스 억제능력을 가지지만 신독성과 골밀도 저하와 관련된 부작용이 제기된다"면서 "이는 장기간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치료 중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 이미 TDF를 사용하는 환자에서도 TAF로 변경했을 때 바이러스억제 효과는 유지하면서 신독성과 골밀도에 있어 호전되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편 일동제약은 이중맹검 3상임상을 통해 초치료 환자에서 비리어드와 베시보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직접 겨뤘다.
비리어드에서 문제로 제기된 신장 및 골안전성을 베시보에서도 비교해보겠다는 것이다. 187명의 초치료 환자에서 베시포비르150mg과 테노포비르300mg을 비교한 결과, 48주차에 HBV DNA 도달 비율은 비열등성을 보였다.
특히 조직검사를 시행받은 29명 환자에선 베시포비르 투약군이 테노포비르 투약군 대비 조직학적 호전을 비롯한, 크레아티닌 상승이 발생하지 않고 더 적은 골밀도 감소 소견을 나타냈다.
발표를 맡은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는 "테노포비르는 효과적인 B형간염 바이러스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약제 복용에선 신장기능 약화와 골밀도 감소 발생 가능성은 고민이 될 수도 있다"면서 "결과를 근거로 했을 때 베시포비르는 이러한 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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