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 콜레스테롤만 잡는 스타틴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 위험인자로 꼽히는 LDL, HDL 콜레스테롤 모두에 작용하는 게 CETP 억제제.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은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늘리는 약물'이란 표현이 들어맞는다.
지금껏 화이자(토르세트라핍), 로슈(달세트라핍), 릴리(에바세트라핍) 등 다양한 글로벌제약사가 개발에 가세한 상황이지만, 임상연구 과정에서 효과 및 안전성 이슈로 개발이 중단되거나 잠정 보류된 상황.
다만 종근당이 개발 중인 CETP 억제제 'CKD-519'가 최근 호주에서 2상임상을 진행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최근 MSD가 CETP억제제 계열 약물인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의 마지막 후기 임상결과를 공개하며 시장진입에 가까이 다가섰다.
아나세트라핍의 톱라인 결과가 발표된 임상명은 'REVEAL(Randomized Evaluation of the Effects of Anacetrapib Through Lipid Modification)'. 세부적인 결과는 오는 8월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ESC)에서 공개된다.
현재 외부 전문가 리뷰가 진행될 예정으로 미국FDA 및 주요 허가당국에 신약승인 신청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작위 이중맹검 3상임상인 REVEAL 연구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최소 4년간 50세 이상 약 3만명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을 따져봤기 때문.
특히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하는 이들에 '아나세트라핍100mg'을 추가해서 사용한 결과로, 톱라인 결과 주요 평가변수를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MSD는 "이번 결과 기존에 스타틴을 복용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아나세트라핍은 위약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사망, 심근경색, 관상동맥혈관재생술 등의 주요 관상동맥 심혈관 사건을 유의하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슈가 됐던 안전성 프로파일에 있어서도, 별다른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으며 앞서 보고된 지방조직에 아나세트라핍이 축적되는 등의 사례는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안전성이 주목을 받은 이유인 즉, CETP 억제제 개발에 첫 주자로 나선 화이자가 지난 2006년 토르세트라핍(Torcetrapib)을 실험대에 올렸지만 임상연구에서 높은 사망률과 심혈관계 합병증을 야기하며 실패한 뒤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부작용들은 추가 연구 결과, CETP 억제와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CETP 억제제들은 꾸준히 개발되어 왔다.
한편 CETP 억제제 개발사를 집어보면 총체적 난국이라 할 만 하다.
화이자 토르세트라핍 실패 이후 2012년 로슈 달세트라핍은 중간 분석 결과 치료혜택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릴리는 에바세트라핍이 임상에서 불충분한 효과를 보였다는 이유로 2015년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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