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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의료계 강타…'혹시 우리도' 대학병원들 살얼음판

이창진
발행날짜: 2018-03-09 06:00:59

성폭력 예방교육·신고체계 강화 분위기…복지부 "현장조사 검토, 엄중 조치"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제기된 교수들의 성폭력 관련 미투 운동이 전국 대학병원을 강타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학생, 의료진 사이의 성희롱과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국 대학병원이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정신과 교수 12명이 제기한 동료교수의 성폭력 문제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아산병원도 피해 여성 의사와 함께 근무한 의료진 조사를 통해 진상파악에 나섰다.
앞서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 정신과교실 교수 12명은 자필 서명을 담은 내부보고서를 통해 같은 과 A 교수의 의대생과 병원 직원 성희롱 등 9개 항목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병원과 의대에 요구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999년 발생한 것으로 B 교수가 술에 취한 여성 인턴을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피해 당사자 폭로로 제기됐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는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면밀한 조사와 엄중 대응을 공표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에서 지난해 말부터 3차례 논의했고, 현재 조사내용을 보완하고 있다. 성희롱 문제는 의대와 대학본부에서 사건 당시 조사했지만 조사 중 피해 당사자가 원치 않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도 20년 전 일이나 의혹이 제기된 만큼 당시 해당 피해 여성 인턴과 근무한 의료진 상대로 조사에 돌입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성희롱과 성추행 등이 확인된 경우 인사규정에 의해 주의와 경고부터 최고 해임까지 가능하다"며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소위 잘나가는 서울 지역 대학병원의 미투 운동 확산에 타 병원들도 내부점검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 C 대학병원은 회식을 1차로 끝내고, 근무기강 확립과 성폭력 예방 교육 분기별 실시를, D 대학병원의 경우, 성희롱과 성폭력 교직원 교육 강화와 더불어 인터넷 내부 게시판을 통한 제보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방 대학병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국이다.

호남지역 E 대학병원은 "지난해부터 교직원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더욱 강화했으며, 인터넷 내부 통신망과 원내 의견함을 통해 교직원들의 익명 제보를 받고 있다"면서 "서울 지역 대학병원에서 발생했지만 어느 병원도 자유롭지 못하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영남지역 F 대학병원 역시 "대학병원 미투 운동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알 수 없다. 경영진은 노조와 교직원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하고 "성희롱과 성폭력 신고체계를 활성화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의료인 성희롱과 성폭력 발생 병원의 현장조사를 위한 법률을 검토 중인 상태다. 수련이나 진료 중 발생한 것이 확인되면 해당 의사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등 엄중조치를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학병원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성희롱과 성폭력 근절 관련 정부 합동대책을 통해 의사협회와 간호협회 신고센터를 통한 의료진 간 성희롱, 성폭력 신고접수 활성화와 보수교육에 예방교육 추가, 전공의특별법 개정을 통한 의료인 간 성폭력 제재 강화, 해당 의료기관 과태료와 의료질평가지원금 감액을 발표했다.

의료기관정책과(과장 곽순헌) 관계자는 "현재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사태를 주시하며 현장조사를 위한 의료관계 법률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수련 중이거나 진료 중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했다면 비도덕적 의료행위 등에 해당돼 해당 의사 면허정지 처분까지 가능하다“며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문화계와 정치권 이어 대학병원으로 확산되면서 보건의료계 정책변화에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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