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방형 직위로 임용돼 지난 2016년 3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지영건 급여기준실장.
예방의학전문의로 교수로 활동하던 시절 심평원과 관련한 내용을 비판하는 일이 많았던 그가 바라보는 심사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13일 '심사체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진행된 '2018 Korea Healthcare Congress' 포럼 토론자로 나서 그동안에 느낀 심평원 심사체계의 문제점을 밝혔다.
우선 지영건 실장은 급여기준과 다른 심평원 심사기준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와 일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지영건 실장은 "심평원 심사기준을 보면 첫 번째로 다빈도 시술인지를 살펴본 후 가격과 진료에 대한 근거자료 여부를 심사한다. 이후 마지막으로 의학적 타당성을 따지게 된다"며 "심사기준 공개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심사기준을 공개했다가 의료기관이 심사기준에 맞춰 필요 없는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 실장은 "심사의 일관성 문제가 자주 언급되는데 심사위원들은 유명 교수로 활동하다 퇴직한 뒤 심평원에 온 분야 권위자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분야 권위자인 심사위원이 결정하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심사위원이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 많기 때문에 분야 권위자인 심사위원 간 단일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 실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심평원 경영평가 '건강보험 재정절감 성과' 지표 삭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 실장은 "심사인력 1인당 조정액과 관련된 경영평가 실적은 삭제되고 현재는 없다"며 "과거 1인당 건수와 조정액 지표가 있었지만 논란이 돼 삭제됐다. 하지만 전체 심사조정액을 바탕으로 한 심평원 경영평가 지표는 여전한 상황으로, 이를 삭제하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 실장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경향심사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의제기도 향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제시했다.
앞서 심평원은 청구건별 심사에서 기관별 경향심사로의 심사체계 개편하겠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기존 청구건마다 심사하는 것이 아닌 건강보험 진료비 추이를 예측하고 기존 경향과 다른 비이상적인 진료비 지출 변화가 감지될 때에 의료기관 정밀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지 실장은 "심평원 내·외부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은 건보공단이 경향심사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하고 나서 진료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경향심사를 적용한다면 무심사로 진료비를 지급할 수 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건보공단이 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한다면 곤란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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