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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진료는 옛말? "환자 한 명 진료에 12분 걸린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9-02-12 05:30:00

환자가 직접 평가 결과 "수가 보상으로만 연결 짓지 않아야"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 데 평균 12.5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형병원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3분 진료' 보다 약 4배나 더 많은 시간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으로 진행한 '2018년도 의료 서비스 경험 조사(연구책임자 신정우)'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 서비스 이용 경험 조사는 통상 환자 경험 조사로 불리고 있다. 환자들이 직접 의료환경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

실제 정부는 2017년부터 환자경험평가를 도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도로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 하고 있다.

연구진은 "심평원의 조사는 조사 대상자를 입원 환자로 한정했고 조사 범위를 비교적 규모가 큰 의료기관으로 제한했다는 점 등에서 전국을 대표하기 어렵다는 통계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진은 1만3305명을 대상으로 환자경험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환자 10명 중 6명은 외래에서 의사의 진료 시간이 6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1~3분 이하라고 답한 비율은 7.9%에 불과했다.

80% 이상이 담당 의사가 예의를 갖춰 대해 줬고,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고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담당 의사에게 질문을 하거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었고 담당 의사가 대화를 충분히 해줬다고 생각하는 환자 수도 80% 이상이었다.

환자들의 평균 입원 일수는 9.4일이었다. 허리나 목 디스크 수술, 무릎관절 수술, 다리 수술, 암 또는 뇌졸중 치료 등을 목적으로 병원을 이용하면 입원 일수가 30일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환자들은 우리나라 보건 의료제도에 대한 신뢰도도 높았다. 10명 중 6명꼴인 59%가 보건 의료제도를 믿는다고 답했고, 6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제도 중 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는 약 75%의 사람이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취약지역에 의료지원 강화 ▲공공의료기관 확대 및 기능 강화 ▲환자 의료비 부담 더 줄이기 ▲대형병원 쏠림 현상 완화 등을 꼽았다.

연구진은 "많은 국가가 의료의 질 향상이라는 큰 목적을 두고 환자가 보고한 의료이용 경험을 지불보상체계와 연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의료인이 환자와의 만남이나 대화 시간을 자칫 새로운 수가로만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지불보상체계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민 모두가 본인이 이용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해 감독자가 되고 의료인이 이를 의식해 환자를 대한다면 의료의 질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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