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의원 "반의사불벌죄·사법입원 조항은 삭제" 법안취지 제대로 반영안됐다 추후 개정 의사 밝혀
"반의사불벌죄와 사법입원제 조항이 삭제된 임세원법은 공공질서유지법에 불과하다. 생명을 다루는 장소에서 환자와 의사는 보호받아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천안시병, 보건복지위)은 최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당초 취지에서 대폭 후퇴한 내용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임세원법(의료법) 대한 답답한 심정을 이 같이 밝혔다.
윤일규 의원은 "법안의 원래 취지가 반영 안됐다. 대표적인 게 반의사불벌죄 제외 조항 삭제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키는 정도로 변질됐다. 귤을 가지고 탱자를 만들었다"면서 "의사들이 맞고 있는 격투기장인 의료현장을 그대로 둘 것인가. 운전근로자 폭력에는 반의사불벌죄 제외를 적용하면서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적용이 안되는 게 의문"이라며 상임위 법안심의 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여당 임세원법 TF 위원장인 그는 "사법입원제는 환자 인권 보호 차원이다. 사법입원은 정신과 환자라도 입원에 대해 인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한 것"이라고 전하고 "하반기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활동한다, 법안 속에 숨은 뜻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쓴 소리를 했다.
윤 의원은 "국민들의 요구가 많아지면 정부는 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하게 되고 관리감독 수단과 기구가 커지며 수가를 억누르게 된다. 의료현장에서 파행적 의료행위로 나타나고 국민들의 불만은 증가한다"면서 "결국 국가의 효율적 관리를 이유로 국민과 공급자, 정부 간 갈등 구조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일규 의원은 "지금 당장 (문케어)정책 기조를 안 바꾸겠지만, 중간에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한국은 영국처럼 국가가 병원을 만들고, 의사들이 기술만 제공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정부의 꿈은 좋지만 재정 구조부터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정립 방안도 제언했다.
윤 의원은 "지방 간호인력난 배경에 젊은 세대들이 지방으로 안 가려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 서울은 병원이 커지고, 환자가 몰리고, 의료인력 자리와 복지혜택이 커졌다. 환자는 없고, 수가는 같은 데 월급을 더 준다고 해도 안 온다. 이런 풍토에서 간호인력 운운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일규 의원은 "의대생과 간호생 지역 할당제를 확대하는 관련 법안(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법)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구조 개선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반대 소신도 분명히 했다.
윤 의원은 "가입자와 공급자를 1대 1 방식으로 하는 건정심이 가장 합리적이다. 정부 의견에 동조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부는 중재만 해야 한다. 국민 대표인 국회에서 건정심 위원 수를 조정하고 합리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윤일규 의원은 "원격의료 취지는 이해하고, 과학발전에 따라 언제가 시행해야 한다. 정부는 합리적 자료를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어설프게 원격의료를 시행하면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지고, 대형병원에서 모든 환자를 보게 된다.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내놔야 하며, 꼭 필요한 곳 외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사르탄 사태로 정부가 내놓은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아쉬움을 표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는 치료약제보다 박카스(일반의약품)를 개발하면 돈을 더 많이 버는 나라다. 제네릭 의약품이 많으나 이를 규제하면 국내 제약업계 모두 무너진다. 복지부의 이번 개선방안은 숨고르기다"라면서 "제네릭은 제네릭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제네릭 상표명에 원료의약품처럼 이름을 붙이나, 미국은 상표명에 제네릭을 붙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문한 윤일규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의료계도 당장 저수가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나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양호하고 협조해야 한다. 정부와 보건의료계는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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