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수술인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하고서 진료비를 청구했다면 명백한 이중청구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술 예약비 명목으로 검사비를 받았다 하더라도 비급여 시술인 만큼 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것 자체가 부당청구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고등법원은 라식 수술에 필요한 검사료를 공단에 청구하다 부당청구로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의사가 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요구를 모두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의원에 현지확인을 실시하고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실시하고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을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공단은 이를 부당청구로 판단해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A의원 원장이 3431만원을 부당청구했다고 결론내리고 40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실제로 A의원 원장은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 비용을 이미 비급여로 모두 받아놓고도 진찰료와 검사료 명목으로 2330만원을 청구했으며 원외처방전을 발행해 약제비도 110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A의원 원장은 이 비용은 실제 검사비가 아니라 수술 예약비로 진찰료와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마련한 항목이라고 주장했다.
최초 내원시 5만원의 기초 검사료만 받았으며 이후 진찰료와 약제비 등은 모두 비급여로 처리해 공단에 청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최초 검사료는 아직 시력교정술을 시행하기 전의 일인 만큼 이를 부당청구로 판단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조사에서 이중청구에 해당하는 명백한 근거가 있다는 결론이다.
재판부는 "병원이 제출한 차트와 진료비 확인서, 청구내역 대조를 통해 이미 방문 목적과 시력교정술 전 후 방문 횟수 및 분인부담금 납입 여부를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시력교정술 비용을 모두 비급여로 납부한 환자 중 공단에 청구한 내용을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이렇게 추려진 환자들은 진찰료와 검사료를 비급여와 요양급여로 모두 받은 이중청구에 해당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러한 비용이 수술 전 기초 검사로서 사실상의 예약 비용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시력교정술은 비급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실시하기 전에 진찰과 검사를 거쳐 실시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이란 수술 자체뿐 아니라 이에 포함된 수술 전후 검사와 진찰, 검사, 처치 모두를 포함한다고 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따라서 수술 전 검사이기 때문에 청구할 수 있다는 원장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이를 이중청구로 본 복지부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의 처분은 모두 적법한 만큼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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