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만성질환 제도 자문 "심평원처럼 의료계 영향력 확대 배경" 만관제 시범사업 '아토피‧천식' 등에 확대 유력…확대추진단 구성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만성질환관리' 전담기관이 되기 위해 기관 내 별도 '의사조직'을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 의사조직인 '진료심사평가위원회'와는 기능은 다르지만 그동안 건보공단의 한계로 지적받았던 의료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최근 '건강관리사업 비상근 전문위원'을 포함해 의사 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공개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20명 안팎으로 채용할 예정인 비상근 전문위원은 건보공단이 수행 중인 '건강관리사업' 전반적인 자문역할을 하게 된다. 의사를 비롯해 약사와 간호사 등도 전문위원 지원이 가능하지만 의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일선 의료현장에서 수행 중인 건강검진 영역에서의 평가와 이에 따른 질 관리 등 제도 개선 자문 등의 역할을 맡는 한편, 올해 시범사업으로 운영할 건강인센티브 시범사업 운영에도 관여하게 된다.
동시에 현재 서울시의사회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다제약물 관리사업'과 과다·과소 의료이용 예방 사업 등에 대한 평가와 자문 등에 대해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시의사회와 진행 중인 다제약물 관리사업의 경우 현재까지의 성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전국 확대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
결국 건보공단에서 수행 중인 건강검진과 만성질환 관리 사업에 전반적인 설계 업무를 의사 출신 인사들에게 맡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구나 건보공단은 최근 현재 고혈압과 당뇨병에 한해 시행 중인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확대를 위해 건보공단 내에 '일차의료확대질환사업준비단'을 구성하고 확대 질환을 놓고 의료계와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에 한 해 시행하던 것을 아동천식, 아토피피부염, 성인천식, COPD 등의 질환을 추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즉 건강검진과 만성질환 분야에서의 건보공단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비상근 전문위원은 기관이 채용하는 형식이 아니다"라며 "전문위원이기 때문에 위촉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제도 설계의 자문을 하는 형식으로 의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건보공단의 행보는 김용익 이사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사 등의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의료계 내 건보공단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건보공단 관계자는 "2000년대 김용익 이사장이 심평원 설립 과정에 큰 역할을 해왔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의사를 중심으로 한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구성도 김 이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처럼 건보공단에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사 채용을 강조해왔다. 진료심사평가위원회와 맡은 역할은 다르지만 의사 출신 자문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을 보면 유사하다"며 "결국 건보공단의 의료계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기존의 행정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따라 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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