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두고 병원 경영자가 아닌 근로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대개의 경우, 병원 경영난으로 무급휴가 권고나 급여삭감을 두고 경영진과 근로자간 대립각을 세우는게 일반적. 하지만 코로나19 시국에선 경영난도 함께 이겨내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중소병원 노조원들은 병원의 경영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은 22일 '코로나19 극복, 감염병 대응체계 및 의료안전망 구축'을 주제로 노조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병원 근로자들은 한 목소리로 병원 경영난 가중에 따라 인건비 부담도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인천사랑병원 송수명 지부장은 "경영악화로 무급휴가와 돌봄휴가를 권장했지만 사실상 모두 사용한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인천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반등하던 환자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
결국, 병원으로부터 기존 급여의 60%만 지급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병원의 경영난을 체감하고 있다는 게 송 지부장의 설명이다.
송 지부장은 "5월 급여를 60%밖에 지급하지 못한다는 내용과 함께 나머지 40%도 6월에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공지를 받았다"며 "재무팀을 통해 병원 상황을 확인했을 때 인건비뿐만 아니라 물품대금 납부도 미뤄질 정도로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던 병원은 도리어 환자들에게 낙인이 찍혀 과거 메르스 당시 창원SK병원처럼 경영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거제 대우병원 김영민 지부장은 "병원이 코로나19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대응을 했는데 확진자가 선별되면서 환자들이 급감했다"며 "이러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타 병원은 대우병원처럼 안된다는 생각으로 소극적 대처를 선택하게 된 나쁜 선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여전히 경영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소극적이었던 병원들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결국 적극적인 대응 과정의 손실이 근로자의 피해로까지 직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초기의 적극적인 대응이 환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환자가 반등하는 시점에서도 경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실제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 창원 SK병원은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병원을 2주간 폐쇄하기로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중소병원의 경영난과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병원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송수명 지부장은 "중소병원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서 대출 등 대책을 찾지만 활로를 찾기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전담병원이 아닌 중소병원에 대해서도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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