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피습당한 전주 예수병원 최말례 정신과 전문의 "의사의 안전, 여전히 개인의 몫" 의료현장 불안감 토로
"피습 이후 쉬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병원에 들어서면서부터 긴장되고 언제 그 환자가 나타날지 불안하고 진료도 힘들다고 느낀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지난 6월과 8월 연달아 전문의 피습이 발생하면서 충격의 연속. 8월 부산에서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목숨을 잃으며 이젠 충격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특히, 임세원 교수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반복된 정신과 전문의 사망은 많은 제도적 보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6월 환자에게 피습을 당한 전주 예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말례 전문의에게 여전히 불안한 현장의 현실과 대응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말례 전문의가 피습을 당한 시기는 지난 6월 말로 한 달 정도 휴식기를 가진 후 지난 8월 3일부터 근무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태다.
"언제 어느 때 그 환자가 나타날지 몰라서 불안하고 진료가 힘들어 조금 더 휴식을 가지려고 생각중이다. 그 와중에 부산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나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과 함께 어떻게 또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안타까움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예수병원의 경우 20여개의 베드를 운영하면서 최대한 외래를 활성화하는 진료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 사망사건이 발생한 부산 의원도 비슷한 형태로 외래진료 중심이기 때문에 환자가 급작스럽게 습격을 한다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
그에 따르면 피습을 당한 날도 해당 환자는 사전에 예약하지 않고 무작정 들어왔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보안요원이 상주하더라도 워낙 대기실에 환자가 많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외래 진료실에 환자가 많기 때문에 보안요원이 있어도 누가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피습을 당할 당시에도 소리를 계속 질렀지만 진료실 근처에서 파악하기 전까지 계속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환자가 무기를 들고 있었다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임세원 교수 사망 이후 여러 제도적 보완책이 나왔지만 실제 현장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는 요원하다는 점이다.
최 전문의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수련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 현장점검 경험에 비춰봤을 때 안전요원, 퇴로문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병원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세원법 이후 방지책이 병원에 집중된 만큼 정신과 의원은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 최 전문의는 "개원한 동료의사들은 작정하고 해를 가하러 오는 사람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동의했다.
결국 아직도 정신과 의사들의 안전은 개인의 몫인 양 위험한 수준이라는 게 그의 생각. 그는 임세원법으로 의사를 다치게 하는 사람에 대한 법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적용되는지 모르겠다며 제도와 현장의 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 피습은 3분 이내에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이 여러 대처를 세우더라도 대응하기가 어렵다. 어떤 형태로든 자‧타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에 대해선 사법제도을 활용해서라도 입원시켜서 치료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 전문의는 경찰이 현장에서 응급입원 절차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수가로 강조했다.
"제 사건의 경우에도 두 번이나 진료실을 찾아와 묻지마 폭행을 했던 환자인데도 경찰에 의한 응급입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보호자에게 넘겨졌다. 경찰도 현장에서 응급 입원과정에서 환자민원에 대한 불편함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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