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기본진료료‧진료비용‧의사 업무량 연구 막바지 작업 내년부터 의약계 상대로 의견수렴…3년간 단계적 적용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위한 연구결과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의료행위 별로 산출된 상대가치점수를 바탕으로 의료계와 본격 협의에 들어갈 예정인데 기본진찰료 인상은 확실시된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이 맡아 하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위한 기본진료료 개선방안 마련 연구’가 곧 마무리된다.
여기서 기본진료료는 현 수가체계의 핵심인 진찰료와 입원료로, 진료시간 등 자원투입량과 요양기관 종별 역할에 맞는 재설정될 예정이다. 앞서 진찰료, 입원료 등 기본진료료는 우리나라 수가체계의 근간이지만 2001년 상대가치 제도 도입 이후 두 차례의 개편과정에서 제외된 바 있다.
3차 상대가치 개편에서 기본진료료 만큼은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 복지부와 심평원의 의지다.
특히 진찰료는 의사의 진료시간에 맞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의료기기나 약제보다는 사람에 대한 보상 수준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짧은 진료 행태를 두고 국민에게 소위 ‘3분 진료’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적정 진료시간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진찰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동안 진찰료 자체가 워낙 낮게 측정되다보니 박리다매 형태로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이를 바꿔보자는 의미다. 15분 진료를 일컫는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을 연계해 기본진료료 개편방안이 마련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를 총괄하는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무엇보다 진찰료에는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현재 진찰료는 왜곡돼 있다. 진찰은 의사행위의 핵심인데 수가가 너무 낮다보니 다른 검사 등으로 이를 보전하는 형태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장비‧재료 등 진료비용 수집 완료…의협 주도 '업무량'만 남았다
보사연 신영석 박사가 3차 상대가치 개편의 골격을 짜고 있다면 그 밑바탕이 되는 의사의 업무량과 진료비용, 위험도 산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중 임상전문가패널(CPEP)을 중심으로 진행한 각 항목별 진료비용 수집도 최종 점검단계다. 여기서 진료비용은 보조인력의 인건비, 장비비와 재료비를 말하는데 진료과목별로 90% 이상 자료 수집이 완료돼 최종 내부 점검 중이라는 것이 심평원의 설명이다. 연세대 박은철 교수가 맡아 수행 중인 '위험도 산출'의 경우 막바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각 직역단체가 맡아 수행 중인 '주시술자 업무량' 연구.
치과와 한방, 약국 분야는 연구가 마무리 된 반면 의사협회가 진행 중인 의사 부분은 상대가치연구단을 발족, 한창 진행 중이다.
일단 심평원은 의사협회가 진행 중인 진료과목과 행위별 의사 업무량(시술 시간, 분당 업무량) 연구가 끝나는 대로 2021년부터는 종합점수를 산출, 의약계와 본격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해진 점수 내에서 진료과목과 의료행위 마다 점수를 산출해야 하는 만큼 의료계 안에서도 관련 학회 간 끝없는 논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심평원은 최종 3차 상대가치 개편은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3년 동안 적용할 예정이다. 애초 2020년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3년 늦게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는 심평원 연구소 산하 '혁신연구센터'가 전담해 내년부터 의료계 별로 조율해 각 항목별 상대가치점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소장은 "분절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를 종합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의약계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상대가치라는 것 자체가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늪이다. 말 그대로 협상과 조율의 과정이 남아 있다"고 험난한 의견수렴 과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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