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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폐과' 현실될까 걱정된다

박양명
발행날짜: 2020-12-07 05:45:50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소아청소년과를 폐과 시키겠다."

지난해 5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한 발언은 '파격'이었다. 1년하고도 6개월이 더 지난 현재, 임 회장의 말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지경까지 왔다.

수련병원 61곳의 2021년도 레지던트 지원율을 확인한 결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 170명 중 59명만 원서를 내는데 그쳤다. 지원율은 35% 수준. 특정 대형 수련병원으로 단체 지원을 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기도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빅5 병원 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소청과의 위기는 이미 저출산 시대에서 예견된 일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주요 진료 대상은 신생아부터 청소년인데 그 숫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소청과 기피 현상은 가속화됐다.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은 소청과 위기에 직격탄을 날렸다.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개원가 경영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소청과 개원가의 어려움은 각종 통계 지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경영난을 버티고 버티다 폐업한다는 우울한 소식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내년도 레지던트 지원율을 받아들고도 "왜 지원했나"라는 비관의 목소리가 먼저 들리고 있다. 폐과 후 내과의 세부 분과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구체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다른 만큼 보다 세밀한 진료가 필요하다. 같은 약을 쓰더라도 용량 등이 다르고, 아기의 작은 신체 변화도 눈여겨보지 않으면 극단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성인 보다 크다. 그렇다 보니 소아 환자는 까다로워서 소아 환자는 아예 보지 않는다는 의사도 있을 정도다.

전문 학회와 의사회는 단순히 아픈 소아청소년을 치료한다는 데서 벗어나 아이의 성장, 양육 과정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육아상담료, 소아가산제도 등 구체안도 나왔다.

전공의 지원율은 해당 진료과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정부는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청과 의사들의 목소리를 호소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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