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병원 한의사 인력기준 허용 개정안 두고 잡음 지속 입법예고 게시판에 반대 잇따라…신경과학회도 철회 촉구
한의사가 치매안심병원 개설,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 '치매관리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관리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29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 중인 상황. 복지부 계획대로라면 오는 6월 30일부터 시행예정이지만 의료계를 주축으로 반대여론이 거세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부의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내용은 한의사를 공립요양병원 운영, 위탁 대상에 포함한 것. 다시 말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즉 한의사도 치매안심병원을 개설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 홈페이지 내 입법예고 게시판에는 정부의 개정안 추진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모씨는 "한방신경정신과는 기혈 및 음양의 불균형으로 생긴 정신증을 뜸이나 침, 한양으로 교정하는 것으로 치매에 대한 과학적 접근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고령의 치매환자에게 동반되는 치료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방법,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다루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관련 입법은 객관적·과학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한다"면서 "치매국가책임제에 편승해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매치료에 국가 재정이 투입,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김모씨는 "현실을 전혀 모르는 전형적인 한의사 퍼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치매환자가 악화되거나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에 대해 한의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면서 "편파적인 정책으로 의사들의 사기를 꺾고 공정과 정의를 훼손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모씨는 "현재 요양병원에서도 한의사들이 주치의 역할을 못한채 의사들이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하물며 현정부의 주요사업인 치매어르신 치료에 한의사를 고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앞서 해당 개정안에 거부감을 드러낸 신경과학회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치매안심병원 설립 취지와 역할을 고려할 때 개정안을 강력 반대한다"면서 즉시 철회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신경과학회는 "이는 마치 응급의료 센터나 외상센터에서 직역별 균형을 위해서 한방이 들어오는 것처럼 황당한 일"이라며 "한방에서 언급하는 침술과 탕약은 치매 증상에 효과와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치매안심병원에서는 환자의 증상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가 이뤄져야하고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포함하는 적절한 치료 전략이 필요한데 한의사가 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게 학회의 지적이다.
특히 중증치매환자는 낙상에 의한 골절, 외상성 뇌출혈, 위생 관리 저하에 따른 욕창, 폐렴, 요로 감염, 기타 위장관 출혈, 뇌졸중, 뇌전증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방영역에서는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신경과학회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소견서 작성과 요양병원 근무 인력에 한의사를 포함했다고 치매안심병원까지 확대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 낭비를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대한치매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내과학회, 서울시의사회, 경기도의사회 등 산하단체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보건복지부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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