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내사 중심으로 영업 플랫폼 운영…일부 부당행위 간주 위험 식사비 지급 대면 영업과 대조적…디지털 마케팅 위한 규정은 '전무'
#. A제약사는 지난해부터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비록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의사단체 혹은 대형병원과 협력해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최근 오프라인 기반인 공정경쟁규약으로 인해 플랫폼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오프라인 제품설명회는 식사비라도 제공되지만 온라인은 그 흔한 '마일리지' 지급조차 리베이트로 오인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병 사태를 계기로 제약사 병‧의원 영업활동이 온라인으로 대폭 전환됐지만 공정경쟁규약 한계로 인해 마케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일부 제약사들은 힘을 모아 보건 당국에 이에 대한 정책 개선을 제안했지만 일언지하에 기각당하면서 더욱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형 제약사부터 중견 제약사들까지 코로나 감염병 사태를 전‧후로 자체적인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제약사들은 코로나로 한계에 다다른 대면 영업‧마케팅을 보완해 의사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얻게 된 신규 거래처 병‧의원에 방문 영업‧마케팅 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일부 제약사는 의사 대상 온라인 영업 환경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사단체들과 협력한 온라인 연수강좌 개최로 소규모 학술대회나 연수강좌를 대행하는 방법이다.
지역 의사회 혹은 과목별 의사회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에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작용하는 한편, 제약사 입장에선 의사 회원을 늘릴 수 있다는 윈윈 전략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취재결과, 자체 의사대상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한 제약사는 서울의 한 지역 의사회의 연수강좌를 대행한 결과 5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들어서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마련된 공정경쟁규약 한계로 인해 원활한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약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형식으로 의사를 대상으로 자사의 제품설명회를 개최할 경우 1일 10만원 이하의 식음료와 1만원 이하 판촉물 제공이 가능한 반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의사에게 제품설명회를 했을 경우 마일리지로 볼 수 있는 포인트조차 제공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제품설명회라도 오프라인은 일정 비용 제공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 셈이다.
최근 제약바이오협회도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용해 의사에게 유료 논문, 포인트, 상담‧컨설팅 등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공정경쟁규약을 위반하고, 약사법 상 위법 행위로 판단될 소지가 높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제약업계는 온라인 영업‧마케팅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관련 규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제기하고 있다.
동시에 오프라인 중심 공정경쟁규약에 더해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제약사 임원은 "요즘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플랫폼들은 다양한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 기본적 방식"이라며 "이마저도 허용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프라인은 식사료 등을 보장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케팅 활동도 그에 맞는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 역시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 접어든다고 해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정보전달 등 디지털 마케팅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약사법과 의료법 등 관련 법령과 공정경쟁규약 등은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적용이 모호해 혼선을 주고 있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아울러 그는 "더구나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마케팅이 공개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투명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온라인 마케팅을 더 부당한 행위로 간주하면서 사업 활동에 위축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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