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약물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달로체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1000억원 대에 달하는 처방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애브비도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 직권 조정을 수용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휴미라, 아달로체 제품사진.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애브비가 휴미라에 대한 복지부의 약가 인하 직권 조정 조치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휴미라(아달리무맙)는 복제의약품 등재에 따른 보건복지부의 직권조정 조치로 오는 7일부터 약가의 30% 인하가 예정돼 있는 상황.
약가인하에 대해 불복 소송을 하게 된다면 일시적으로 기존 약가를 유지할 수 있지만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애브비는 휴미라의 약가인하를 수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약가인하가 확정되면 현재 41만1558원인 휴미라프리필드시린지주40mg과 휴미라프리필드펜주40mg의 보험 상한가는 28만8091원으로 인하된다.
바이오시밀러인 아달로체프리필드시린지주40mg과 아달로체프리필드펜주40mg의 경우 기존 휴미라 보험급여 상한가의 59% 수준인 24만4877원으로 지난 5월 1일 보험급여 목록에 신규 등재된 상태다.
이러한 약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휴미라와 아달로체의 약가 차이는 43214원. 다만, 국내에서 휴미라 투여가 필요한 자가 면역 질환에는 환자가 약가의 10%만 부담하는 산정특례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산정특례 적용 시 실제 환자들이 부담하는 약가 차이는 약 4400원 수준으로, 휴미라의 표준용법에 따라 2주 1회 투여할 경우 한 달 약가 차이는 약 8800원이다.
보건복지부 상한금액 목록표(메디칼타임즈 재구성)
의약품 시자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휴미라의 매출은 ▲2016년 593억원 ▲2017년 695억원 ▲2018년 855억원 ▲2019년 962억원 ▲2020년 1040억원 등으로 1000억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휴미라는 올해 1분기에만 약 27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애브비의 간판 약물.
이러한 상황에서 애브비가 약가 인하를 수용한 것은 시장규모 축소는 피할 수 없지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오리지널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휴미라가 출시된 지 오래된 약인만큼 후속약인 린버크에 더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시선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큐비아 자료 메디칼타임즈 재구성
제약업계 관계자는 "애브비의 약가인하 수용은 후속약인 린버크에 집중하는 이유도 있다고 본다"며 "이미 휴미라가 블록버스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매출이 유지 될 것이란 판단도 가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부 의료진은 당분간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등장과 상관없이 안정성이 입증된 오리지널을 선택하겠다고 언급했다.
A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휴미라는 이미 임상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고 아달로체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며 "약가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다면 휴미라를 처방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류마티스학회 임원 역시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는 산정특례 적용을 받는 만큼 시밀러의 가격적인 메리트는 적다"며 "의사의 경험과 안정성 선호경향 등에 따라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한양행과 아달로체에 대한 국내 판매 파트너쉽을 맺고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 B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대면 마케팅이나 연구 마케팅 등 노출빈도에 따라 처방 선택은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효능이나 부작용 면에서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다면 굳이 시밀러를 쓰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밀러가 나중에 출시됐기 때문에 주사 바늘 등 개선된 부분도 존재한다"며 "향후 데이터가 어떻게 쌓이냐에 따라 경쟁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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