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진료 지침 개정 표준요법 초치료에 부적절…내성 검사 시행해야
헬리코박터 제균에 사용되는 표준 3제요법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이 증가하며 적절한 제균율의 지표인 80%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이에 유관학회는 제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표준 3제요법을 1차 제균 치료로 사용할 때는 치료 기간을 14일로 늘리거나 클래리스로마이신 감수성 검사 및 타 제균 치료제 선택을 제시하고 나섰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진료지침위원회 등이 참여한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 근거 기반 임상 진료 지침 개정안'이 지난 1일 대한내과학회지에 공개됐다.
헬리코박터는 만성 위염부터 소화성 궤양,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 위암까지 다양한 위장질환을 유발하는데 특히 한국에서는 찌개 등을 함께 떠먹는 문화로 유병률이 50% 내외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적절한 항생제와 산분비억제제의 조합을 이용하며, 제균율이 80% 이상 돼야 한다.
문제는 최근 1차 치료로 사용된 표준 3제요법(PPI+아목시실린+클래리스로마이신) 7일 치료가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으로 제균율이 80% 미만으로 감소했다는 점.
진료지침위원회는 표준 3제요법 7일 치료의 대안으로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임상 근거를 알아보기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 분석을 시행해 한국에 적절한 제균 요법을 탐색했다.
최근 10년간의 표준 3제요법(ITT)의 제균율을 구하기 위해 2007년 이후 표준 3제요법을 이용한 RCT들을 대상으로 체계적 문헌 검색을 실시했다.
총 26개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표준 3제요법의 제균율은 71.6%였는데 기간별로 나누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제균율은 72.3%, 2012~2016년까지는 70.3%로 기준에 미달했다.
위원회는 "결과를 종합해보면 표준 3제요법의 제균율은 유의하게 감소해 제균율이 71.6%로 초치료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했다"며 "이는 2018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서 시행한 전향적 무작위 연구와 유사한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7일 표준 3제요법을 초치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클래리스로마이신 감수성 검사를 도입하거나 다른 제균 치료를 선택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안으로는 치료 기간을 늘리거나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검사 후 적절한 치료 선택 및 비스무트 비포함 4제 요법이 제시된다.
치료 기간에 따른 표준 3제요법의 제균율을 보기 위해 7일, 10일, 14일 치료의 제균율에 대한 하위 분석을 시행한 결과 7일 제균율은 70.0%, 10일 73.7%, 14일 78.1%로, 14일 치료의 제균율이 7일이나 10일 치료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나 7일과 10일 치료의 제균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최근 여러 외국 가이드라인 역시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이 15% 이상일 경우 비스무트를 포함하지 않는 4제 요법인 순차 치료나 동시 치료, 또는 비스무트 4제 요법을 1차 치료로 권장한다.
비스무트를 포함하지 않는 4제 요법은 PPI와 함께 아목시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 메트로니다졸의 4가지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되 그 방법마다 개별 항생제의 사용 기간이 다르다.
위원회는 "마스트리흐트V 가이드라인에서는 내성이 15%를 초과하는 지역에서는 표준 3제 요법을 1차 치료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한국 역시 표준 3제 요법의 낮은 제균율과 높은 내성률을 고려하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7일 동안의 제균 요법을 고려할 때에는 임상에 적용 가능한 검사법을 이용해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검사를 시행하고, 내성이 없는 환자에게 표준 3제 요법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2008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차 치료로 비스무트를 기본으로 한 4제 요법을 사용한 9개의 RCT들을 대상으로 효용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1차 치료법들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1차 치료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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