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연구회 이세라 상임연구원, 결국엔 병원 확대 전망 특정 의사 쏠림 대안 의사 1인당 진료횟수 제한도 함께 제안
현재 국회가 동네의원으로 국한해 검토 중인 원격의료를 전체 의사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개원의사의 입에서 나왔다. 다만, 특정 의사의 쏠림 및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의사 1인당 하루 진료 횟수 제한도 함께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원격의료는 1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기존 입장인 상황에서 개원의 특히 서울시의사회 임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시의사회는 11월 30일, 코로나19 여파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3차 원격의료연구회 세미나를 열고 원격의료 추진과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원격의료연구회 이세라 상임연구원(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원격의료에 제한이 있으면 안 된다고 본다. 병원의 원격의료를 막아도 언젠간 풀릴 수밖에 없다"며 "비급여 진료비가 병원급에서 시작해 의원급으로 내려온 것처럼 원격의료도 의원급에서 시작해 대학병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의 원격의료가 허용돼 특정기관에 환자가 쏠리는 문제를 막기 위해 의사 당 진료 환자 수를 제한하는 식으로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원격의료 입법안에서 지원, 남용 방지, 대상 환자, 책임 소재 등을 강화한 안을 제시했다.
원격진료 대상을 의원급에서 모든 의사로 확장하고 대상 환자에서 재진·만성질환·정신질환자·지속적 관리가 필요한자 외에 경증 초진환자를 추가했다.
또 '환자가 의사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장비 결함이 있는 경우, 환자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의료인 책임을 면제한다'는 입법안에서 이 책임을 명시적으로 감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료비용과 관련해선 심층진료 적용으로 진료비 총액 및 본인부담금을 대면진료 비용보다 인상하고 진료비 선불제도, 일당 처방료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엔 원격의료에 필요한 시설이나 정비 예산을 일부 또는 전액 지원하는 안에 법령 규제를 완화하고 플랫폼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다만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인 원격의료연구회 황규석 상임연구원은 "해당 주장은 개인 의견으로 연구회에서도 의견 통일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하는 단계"라며 관련 주장이 원격의료연구회 의견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이밖에도 원격의료 현행의료법 관련조항과 수가정책·환자 본인 확인 문제, 의약품 비대면 구매 및 진료장면 녹화 시설 기준의 법제화 및 개인정보 보호 등의 주제로 연구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원격의료연구회 김성근 회장은 원격의료 관련 현행법 관련 조항을 짚었다.
김 회장은 "현행법은 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가 어렵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격진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현재 국회의 움직임은 원격진료를 의사와 의사간에만 가능했던 원격진료를 의사와 환자로 확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격진료 시행 시 수반되는 법적 쟁점으로 수가 정책, 환자 본인 확인, 의약품 비대면 구매, 진료장면 녹화, 시설 기준 법제화와 개인정보 보호를 꼽았다.
원격의료연구회 최상철 정신전문연구원은 수가정책과 관련해 "우리나라 의료 건강보험에서 저수가라는 잘못된 첫 단추가 채워진 이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관련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격 진료 또는 전화 상담의 첫 수가가 어떻게 시작될지가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치료 협의체가 마련된 만큼 전화 상담에 대한 합리적인 수가가 결정된다면 향후 보험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 연구원은 재택치료 수가정책에서 진찰료와 처방료를 분리하고 전화 상담을 의료기술로 등록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원격의료연구회 김경희 외과전문연구원은 원격진료를 허용하면 의약품 비대면 수령도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원격진료가 허용한다면 의약품 비대면 구매를 허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정부가 의약품 비대면 구매와 성분명 처방을 허용한다면 원격진료 틀이 잘못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계는 조제 장소를 환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선택분업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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