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위장관 천공‧누공에서 최근 주목받는 내시경 음압 치료(EVT, endoscopic vacuum therapy)의 실패 원인을 최초로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 결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 선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철‧정다현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허철웅 교수 연구팀은 임상 사례 분석을 통해 EVT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시경 분야 저명 학술지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IF 9.427) 최신호에 게재됐다.
상부위장관인 식도‧위‧십이지장에 생기는 천공과 누공은 암 등 외과 수술, 내시경 시술로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로 장기 구멍으로 장 내 내용물이 흘러나와 생명에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기에 빠른 치료가 핵심.
기존에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보존적 치료와 그물망 모양의 스탠트를 장기에 삽입하는 치료가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 EVT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EVT는 천공‧누공 부위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세균은 감소시켜 상처 회복과 감염억제를 촉진한다. 장 내 구멍에 스펀지를 삽입 후 125mmHg의 강도의 음압으로 분비물을 제거하고 원활한 혈액 순환과 구멍의 빠른 폐쇄를 돕는다.
EVT는 기존에 음압으로 피부 상처를 치료하던 상처폐쇄법의 원리를 상부위장관 천공‧누공에 적용해 효과적인 것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패 원인을 밝힌 연구가 없어 성공률이 66~100%로 폭넓게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2015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EVT를 받은 천공‧누공 환자 119명 중 치료에 실패한 35명에서 원인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스펀지를 직접 누공 부위에 삽입하지 않고 덧댄 경우(24건)와 EVT 전에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16건) 두 가지 원인이 EVT의 주요 실패 원인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두 가지 실패 원인 모두 낮은 ‘흡입 효과’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천공‧누공 부위가 작아 스펀지를 덧대고, 항암 방사선 치료로 해당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진 경우 모두 EVT의 흡입 효과가 떨어졌다.
박준철 교수는 "상부위장관 천공과 누공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내시경 음압 치료의 실패원인을 최초로 분석했다"면서 "항생제 사용, 스탠트 삽입술, 내시경 음압 치료 중 환자 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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