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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의사회 "협의없는 원격의료 반대"...1차기관에 한정해야

발행날짜: 2021-12-06 05:45:55

내과의사회, 무분별하게 시행시 대형병원 쏠림 더 커질 것 우려
"올해로 종료 예정인 만관제 시범사업 본사업 전환" 촉구

대한내과의사회가 의료계와 협의 없는 원격의료 추진을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5일 제24회 정기총회 기자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세로 전화 상담을 통한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원격의료 관련 법안을 상정,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며 "원격의료는 반드시 의료계와의 충분한 협의와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왼쪽에서 세번째)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이 제 24회 정기총회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박 회장이 공개한 내과의사회 회원 대상 원격의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과 개원의 60.3%가 '원격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원격진료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과 관련해 '충분한 진찰을 하지 못하며 오진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이 83.1%로 가장 많았다. 또 '원격의료 관련 플랫폼 출현으로 개인의원들이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50.5%, '대형 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이 더 커질 것'이라는 답변이 48.4%로 뒤를 이었다.

다만 향후 한국 사회에 원격의료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엔 '필연적으로 정착할 것'이라는 답변이 42%를 기록했다. '격오지, 교도소 등 특수상황에 선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답변은 29.9%였다.

과반수의 의사가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지만 도입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사전에 의료계를 중심으로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게 대한내과의사회 주장의 요지다.

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원격의료는 1차 의료기관에 한정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진입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며 "원격의료가 무분별하기 도입된다면 원격의료만 하는 의원들이 생기고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발전방향'도 논의했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일반기관보다 당뇨병환자의 응급실 방문 및 입원율이 낮은 만큼 본사업으로 전환함이 옳지만 그 전에 개선해야할 과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만관제 시범사업 개선 방안으로 행정업무 및 자료입력을 자동화하고 케어코디네이터 인력 양성 및 파견으로 의사참여를 촉진해야 한다는 게 내과의사회의 제안이다.

환자참여 촉진 방안으로는 본인부담금 감면을 확대하고 65세 이상 환자를 무료 전환하는 등 연령에 따른 혜택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내과의사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의 발제를 언급하며 "시범사업 평가 핵심은 고혈압 당뇨 환자의 혈압과 혈당이 잘 조절돼 응급실 방문과 입원율을 낮췄다는 것"이라며 "이런 효과를 거두려면 5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는데 2차년도 만에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들은 혈압과 혈당이 잘 조절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범사업을 평가한 결과 참여기관 등록환자는 일반기관 환자보다 필요한 검사를 1.7배 더 수행하고 약물순응도도 1.7배 더 좋았다. 합병증 입원 확률은 0.5배, 응급실 방문 확률은 0.45배 감소했다.

조 이사는 "시범사업이 합병증 입원 확률과 응급실 방문 확률을 낮춘 것으로 나타난 만큼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며 "이와 함께 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환자 본인부담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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