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법을 이재명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관련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대선 후보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공약이 의료기관에 공권력을 남용하는 정책이라며 해당 공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지난 8일 대선 공약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제시한 것에 이어 9일 SNS를 통해 "실손보험은 사실상 국민보험이 됐지만 서류 준비의 번거로움과 불편한 절차로 보험금 청구를 깜빡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 가입자인 국민이 위임하면 병의원이 바로 청구하는 '청구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규탄하고 나선 것.
지난해 중순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발의 됐을 당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공동으로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법안이 국민 보험 소비자인 국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들이 데이터화 된 환자 정보를 악용하면 보험금 지불 거부 사유를 만들기 용이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민의 권익이 축소된다는 분석이다.
해당 정책은 표면적으로 국민 편익 증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론 실손보험사를 위한 법이라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국민이 실손보험 청구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보험사 별로 청구 서류의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고, 요구하는 서류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액이거나 건강보험 급여 진료의 경우는 영수증 정도만 제출해도 실손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고액 보험금 청구 시에는 간소하고 표준화 된 보험금 청구 양식을 이용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든 바 있다.
이를 법제화하지 않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이 아닌 보험사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
의료계는 이와 함께 ▲실손보험 청구 대행으로 의료기관의 행정·민원 부담 증가 ▲청구 과정에서 보험사에 민감한 개인 정보가 노출되고 이 정보가 해킹 등으로 유출될 수 있음 ▲보험사가 빅데이터화된 환자 정보로 보험 약관 개정 시 지불 거부 사유를 만들기 용이함 등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병원의사협의회는 "이재명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국민을 기망하고, 건강보험 청구 및 심사 제도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이 정책이 실손보험사의 편의와 손해율 감소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실손보험 제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손해율을 줄이겠다는 말은 사보험 가입을 장려해 국민의 의료비 이중 지출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런 공약은 국민 부담을 늘리면서도 건강보험 제도의 한계를 자인하는 것이며, 공권력을 강압적으로 의료기관에 남용하는 정책이므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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