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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임상 빅5 전유물 아냐…순천향 저력 보여줄 것"

발행날짜: 2022-01-14 05:45:55

이정재 순천향 서울병원장, ARO 신설·인력 확대로 승부수
서울아산‧삼성서울 주도하던 병원 임상 시험 수탁 도전장

"연구 부원장 직제를 신설하고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 수탁서비스를 활성화해 진정한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겠다."

병원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급부상했지만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빅5병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는 '임상시험 맞춤형 수탁서비스(Academic Research Operation, ARO)'.

이러한 ARO 사업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인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된다. 새롭게 직제를 신설하고 인력을 선발하며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이정재 신임 순천향대 서울병원장은 교수들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새롭게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수장에 오른 이정재 병원장(산부인과, 61)이다.

그는 병원장 취임부터 교수들의 연구 역량 강화 방안으로 ARO 설치를 제시하며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여기서 ARO는 최근 대형병원에서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임상시험 수탁 서비스로 병원 내 교수들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장려하기 위한 사업 모델이다.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일반 임상시험 수탁기관(Contract Reaserch Organization, 이하 CRO)과의 공조를 통해 병원 수익 모델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이 원장도 제약사의 임상시험 진행, 데이터 관리, 허가 업무 등을 대행해주는 CRO와의 업무 협력을 강화해 병원 내의 임상시험 수탁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을 세워 놓은 상태다.

최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임상시험 수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향상된 경쟁력으로 시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이정재 신임 병원장은 연구 분야 활성화를 위한 연구 부원장 직제를 신설했다. 연구부원장에는 그동안 연구실장을 맡았던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가 자리했다.

이 병원장은 "ARO를 설치해 임상 연구를 위한 인력과 행정 시스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병원 내 교수들이 연구자 임상시험을 추진하면서 가장 애로사항이 있다면 바로 연구 간호사 등 주요 인력이 인건비라는 점에서 병원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초 연구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일단은 임상 연구에 보다 초점을 맞춰 인력과 시스템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네이버 등과 협력 중인 AI, 스마트병원, 의료기기 등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장재영 연구부원장 역시 "그동안은 교수들이 직접 연구 간호사 등을 고용해 임상 연구를 해오던 상황"이라며 "이제는 우리도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처럼 교수가 연구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을 들여 배경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연 이은 상급종병 탈락 아픔 "의료질 평가 우선 집중"

아울러 이 병원장은 2015년에 이어 2020년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서는 '재도전'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존 진료 방침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지위보다는 의료 질을 향상시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진행하는 '의료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겠다는 계획.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복지부가 진행하는 의료 질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최고 등급을 받으며 정부로부터 수가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중증도를 올리는 동시에 경증 질환 비율도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공의 수급이 어려운 외과와 병리과 인력 채용 등의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경증 질환을 낮추고 중증 질환 환자 비율을 높이는 조정을 할 수는 없으며 이는 환자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상급종합병원이 되기 위한 목표보다는 상대 평가로 진행되는 의료 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병원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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